일본의 오늘

일 원전 앞바다 수중차단막 또 파손

서의동 2013. 9. 26. 17:20

일 원전 앞바다 수중차단막 또 파손

ㆍ취약성 드러내… 아베 “오염수 완전 차단” 발언 거짓 재확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의 방사성물질이 외부바다로 유출되는 것을 줄이려고 설치한 실트 펜스(수중차단막)가 파손됐다. 이 실트 펜스는 지난 4월에도 한 차례 파손되는 등 취약성을 드러내 “방사성물질 오염의 영향이 0.3㎢에서 완전히 차단되고 있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발언이 허언임을 재확인한 셈이 됐다.

2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0분쯤 도쿄전력의 작업자가 원전 5·6호기 취수구 근처의 실트 펜스가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 실트 펜스는 수면에 띄운 부표에 커튼처럼 생긴 천을 달고 여기에 추를 붙여 물속으로 늘어뜨린 형태로, 오염된 해저토양의 확산을 부분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 항만에 설치된 실트 펜스. 경향신문 자료사진


도쿄전력은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해수를 5·6호기 근처의 취수구에서 퍼올려 원자로 냉각에 사용한 다음 항만 외부바다로 방출하고 있다. 1~4호기에서 원전 항만으로 배출된 방사성물질이 5·6호기 취수구로 대량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실트 펜스가 파손됨에 따라 태평양으로 유출되는 방사성물질의 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은 높은 파도 때문에 실트 펜스가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염수 누출이 통제불능으로 치닫는 데도 일본의 전력회사들은 원전 재가동을 서두르고 있다. 주부(中部)전력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하마오카(浜岡) 원전의 재가동을 위해 연내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안전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이 원전은 도쿄와 나고야(名古屋) 사이인 시즈오카(靜岡)현에 위치해 있어 사고가 날 경우 수도권이 괴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2011년 5월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도쿄전력도 니가타현을 상대로 가시와자키가리와(柏崎刈羽) 원전의 안전대책을 설명하는 등 재가동 정지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25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강연에서 일본의 원전기술을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뛰어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으로 세계에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