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쓴 글

튀니지 시위 숨은 공신은 ‘소셜미디어’

서의동 2011. 1. 13. 16:52
물가 급등과 고실업에 대한 항의로 촉발된 북아프리카 튀니지 시위사태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가 시위를 이끄는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 의해 언로가 차단된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가 조직되거나 시위소식이 전 세계로 타전되면서 시위세력을 결속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CNN은 13일 “튀니지 시위사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중심이 된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조직되고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며 “튀니지 정부가 차단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튀니지 언론보호위원회는 자체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거나 악성코드에 의해 접속을 방해받고 있다고 밝혔다. ‘메소우T7에소우’라는 유명 블로거의 글이 검열 후 삭제되는 등 블로거와 언론인들의 계정도 훼손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튀니지의 인터넷서비스 공급자들이 페이스북, 야후와 구글 사용자의 계정을 해킹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런 정부를 조롱하듯 사이버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리나 벤 메니라는 활동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에 지난 10일 시위에서 사망한 시위대 5명의 사진을 충돌사태가 발생한 도시의 이름을 붙여 ‘레겝의 순교자’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나와트’라는 이름의 블로그에는 시위대들이 아랍어로 ‘자유’라는 ‘인간 글자’를 만드는 장면의 비디오 클립이 올라왔다. 지난 12일에는 수백명의 남녀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등장했다. 활동가 겸 블로거인 슬림 아마노우는 튀니스의 내무부 청사에 감금되자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인 포스퀘어를 활용해 자신의 감금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튀니지 정부는 시위사태가 수도 튀니스 등 수도권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12일 튀니스에 군병력을 배치하고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하는 한편 사태의 책임을 물어 내무장관을 경질하고 체포된 시위대를 석방하는 유화 제스처를 쓰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