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쓴 글

미-중 정상회담 "오바마 ‘윈’"

서의동 2011. 1. 20. 18:3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정치적 명분과 경제적 실리를 모두 챙겼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중국의 인권개선을 엄중하게 촉구하면서도 450억달러 수출과 수십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선물 보따리’를 얻었다.


악수를 나누는 오바마와 후진타오 /로이터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간 ‘긴장의 원천’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동원하며 중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개선노력을 촉구했다. 오바마는 ‘국민을 형편없이 다루고 검열과 물리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강한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를 미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힐난조의 기자 질문에 “이 문제가 양국관계에서 때로는 긴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오바마는 “우리는 종교, 결사, 표현의 권리 등에 대해 핵심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하고 문화적 차이를 초월하는 것”이라면서도 “(인권 문제가) 양국간 협력을 저해하지는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중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어조로 중국의 인권개선 노력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 간의 ‘인권대화’는 18일 백악관 비공식 만찬에서도 이뤄져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석방문제 등이 언급됐다고 미국언론들은 전했다. 오바마는 후 주석에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 대표들이 만나 그들의 종교 유지 및 문화적 정체성 문제에 관해 대화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후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인권과 관련해 여전히 많은 것들이 중국에서 행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인권개선 필요성을 시인하는 자세를 보였다. 
오바마는 또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해 “지난 수십년간 미국에 의해 유지된 아시아의 지역 안정, 미국과의 활발한 교역, 미국이 주도한 개방주의 국제경제시스템에 힘입은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마디로 미국 덕택에 발전했으니 이제 그 과실을 나누자는 말이다. 미국민의 구겨진 자존심을 세우는 한편 중국이 미국과의 경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하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국의 위안화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면서 “중국이 신축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우리가 원한 만큼 빠르지는 못하다”고 말해 짚을 것은 짚는 단호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