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도쿄 주택가 고 방사능 소동

서의동 2011. 10. 15. 20:49
일본 도쿄의 주택가 도로에서 측정된 고(高) 방사선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이 아니라 부근 주택의 마루 밑에 있던 방사성 라듐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와 문부과학성은 지난 13일 고 방사선이 측정된 도로변 주택의 마루 밑에서 방사성 라듐이 담긴 낡은 시험관 모양의 유리병들을 발견해 수거했다. 주택 인근 도로에서는 최근 조사결과 원전 주변지역에 버금가는 시간당 2.707마이크로시버트(μ㏜)의 고 방사능이 측정됐다. 이 때문에 원전사고로 인한 ‘핫스팟(방사선량이 주변에 비해 유독 높은 지역)’이 도쿄 시내에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하지만 도로 부근 민가의 외벽에서 시간당 18.6μ㏜의 믿기 어려운 고 방사선이 측정돼 일대를 수색한 결과 한 주택의 마루 밑에서 방사성 라듐226이 발견됐다. 심하게 부패된 나무상자안에 수십개의 유리병이 들어 있었고, 라듐은 흰색 분말형태로 유리병안에 보관돼 있었다. 병 표면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위 X선 검진 1회분에 달하는 시간당 600μ㏜를 기록했다. 방사선 치료나 야광도료의 재료에 쓰이는 방사성 라듐226은 반감기가 1620년에 달하며 발암성이 높아 최근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 집에는 90세 가량의 할머니가 지난 2월까지 살고 있었으나 현재는 비어있는 상태로, 집주인은 구청 조사에서 “처음 보는 물건”이라고 말했다. 세타가야구와 문부과학성은 “세슘 등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고방사능의 원인이 원전 사고와 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인근 주민들의 불안도 일단 가라앉았다.
 
그러나 도쿄 인근 지바(千葉)현 후나바시(船橋)시는 이날 시내 한 공원의 공간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시간당 1.55μ㏜에 달했다고 밝혔다. 도쿄 기타(北)구에서도 지난달 28일 한 초등학교의 체육용 창고 뒤 배수관 부근에서 시간당 1.01μ㏜의 방사선이 측정되는 등 ‘수도권 핫스팟’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