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한일비교](3)공공부문

서의동 2012. 9. 9. 20:39

3. 공공시설(부문)에 인력이 많다. 


도쿄에서의 통근비는 비싸다. 전철 왕복요금이 하루 720엔(딱 집과 회사만 왕복했을때)이니 하루 만원 정도쯤 된다. 왜 이리 철도요금이 비싼가 늘 불만이지만 가끔씩 그렇지 않다고 느낄 때도 있다. 어느 날 우리집에서 멀지 않은 카마타에서 JR로 갈아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데 역무원 두사람이 줄 서는 곳으로 접이식 철판 같은 걸 들고 황급히 달려왔다. 


조금 있다가 보니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도착했다. 전철 차량과 플랫홈 사이에 홈이 꽤 있다보니 휠체어로만 건너기가 어렵기 때문에 휠체어가 건널 수 있도록 철판 같은 걸 깔아주는 것이다. 가끔은 지팡이를 짚은 시각 장애인들을 역무원들이 플랫홈까지 데려다 주는 장면도 목격한 적이 있다.(물론 내가 이용하는 전철중 하나는 도큐이케가미선이라는 사철이고, JR역시 민영화된 만큼 공공부문이라면 안되지만 성격상 공공부문으로 하겠다) 지하철마다 역무원들이 플랫홈에 꼭 한두명씩 지키고 있고, 개찰구에도 역무원들이 있다. 개찰구 역무원은 거의 길안내 데스크 같은 역할을 한다.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도쿄역을 통해 퇴근하려던 어느날(요즘 도쿄역 개장공사가 막바지다) 늘 다니는 마루노우치 북측 출입구가 공사로 차단됐다. 그런데 그 앞에서 6~7명 쯤 되는 인부들이 퇴근길 직장인들에 부근의 다른 입구를 안내했다. 한 사람이 마이크를 쥐고 끊임없이 안내방송을 하고 있었고, 나머지 6명쯤 되는 인력이 일제히 야광봉을 들고 행인들을 안내했다.(안내판을 하나 걸어놓거나, 한명쯤 나서서 안내하면 될 일 아닌가 싶은데) 


최근에는 조명을 겸한 '공사중 죄송' 인형이 등장했다.


그런데 이후 공사장을 지나칠 때마다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예를 들어 야간에 도로 보수공사를 할 때, 실제 공사하는 인력보다 주변 차량의 우회를 안내하는 인력이 더 많거나 거의 같다. (안내원들이 그리 많은 보수를 받진 않겠지만 공공안전에 이렇게 많은 인력을 쓰는 것도 우리상식으로 잘 납득이 안간다)

아침에 도쿄역에서 오테마치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도 공사장앞(요즘은 도심 재개발 차원에서 대형 빌딩신축공사 하는 곳이 적지 않다)에도 2명의 안내요원이 공사차량의 출입과 행인의 안전을 위해 문을 지키고 있다.  


우리가 자주 다니는 동네 구립 수영장은 50미터 옥외풀과 25미터 실내풀 두개가 있는데 정확히 세보지 않았지만 거의 10명 정도의 안전요원이 눈을 부라리며 지키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규제도 심하다. 풀에 뛰어들기 금지는 그렇다 쳐도 풀 안에서 물구나무서기까지 금지시킨다.(이 수영장은 구립이라 아이요금은 100엔, 어른은 360엔이다)


'공공부문 효율성=인력삭감'으로 간주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시선으로 보면 일본의 공공부문은 비효율적이기 짝이 없을 것이다.(JR 신간센을 타보면 아직도 역무원들이 둘씩 돌아다니면서 승차권 검사를 한다) 때문에 서비스 요금도 비싼 것임에 틀림없다. 어쨌건 인건비 삭감하느라 지하철에 상근요원을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나라 보다 이용자 편의성이 좀더 높긴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