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경제 33

젠트리피케이션의 역습

장사가 잘되고 상권이 활성화되면 건물주가 “아들이 커피숍을 해야 하니 가게를 비워달라”거나 임대료를 턱없이 올려 상인들을 쫓아낸다. 그 자리를 비싼 임대료를 물 능력이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가 점령한다. 여기까지가 ‘한국형 젠트리피케이션’의 정형화된 공식이다. 이 나쁜 공식은 그나마 경기가 좋을 때 작동한다. 불황 땐 아예 상권자체가 죽어버린다. 홍대, 이태원, 삼청동 등에서 빈 점포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가 관심을 끈다. 그런가 하면 ‘음식한류’를 즐기러 왔다가 비싸고 형편없는 음식 때문에 한국을 다시는 찾지 않겠다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을 소개한 기사도 눈에 띈다. 일본에서 한류붐이 급속히 꺼진 것은 한일관계 악화가 컸지만, 턱없는 바가지 상혼(商魂)에 일본인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

촌철경제 2016.01.22

수입맥주와 폭스바겐, ‘닮은꼴 호황’ 뒤엔···

수입맥주는 ‘나홀로 호황’을 지속하고, 폭스바겐은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뉴스가 돋보인다. 이 두가지 현상의 공통점은?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깊은 불신이 빚어낸 풍경이다. 기업들이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품질개선에 정성을 들이기 보다 내수 시장을 수출을 위한 ‘캐시카우(cash cow·안정적인 수익창출원)’ 쯤으로 여겨온 후과다. 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격은 언제쯤 진정될 것인가? 한국 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촌철경제 2016.01.20

'쯔위사태' 유감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인 쯔위의 대만깃발 사건은 중국없이는 꾸려갈 수 없는 한국경제의 단면을 엿보게 한다. 연예산업의 가장 큰 고객인 중국의 비위를 상하게 해서는 안되기에 16세 어린 소녀를 공개 사과시킨 연예기획사와, 중국기업 화웨이가 만든 스마트폰 광고에 쯔위를 등장시켰다가 부랴부랴 중단한 국내 판매 기업의 모습들이 씁쓸함을 안긴다. 현실이 어쩔 수 없다지만 좀더 현명한 대처방법은 없었을까? 1992년 한·중수교 과정에서 ‘헌신짝’처럼 버림받은 대만인들이 흘리던 분루(憤淚)가 떠오른다.

촌철경제 2016.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