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후쿠시마 소아갑상샘암 환자 통상의 70배 발병률  

서의동 2013. 6. 7. 14:28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 현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 17만명 중 12명이 갑상샘암에 걸렸고, 15명이 암 의심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갑상샘암은 방사성물질인 방사성요오드가 갑상샘에 축적되면서 발병하며,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대량의 방사성요오드가 방출된 바 있다.


소아갑상샘암이 보통 100만명당 1명 꼴로 발병하는 통례와 견주면 발병률이 70배나 높은 것으로,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필적하는 수치다. 방사능 피폭에 따른 건강피해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지만 조사당국은 “방사능 피폭의 영향인지 분명치 않다”며 원전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5일 일본언론에 따르면 원전사고에 따른 방사선 건강영향을 조사해온 후쿠시마현 현민건강관리조사 검토위원회는 이날 후쿠시마시에서 보고회를 열고 원전사고 발생 당시 18세 이하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 갑상샘암이 확인된 환자가 12명, 갑상샘암 의심 환자가 15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발표 당시 갑상샘암 환자가 3명, 의심환자가 7명이었던 것에 비해 암환자가 9명이나 늘어났다. 

이번 조사 대상은 모두 36만명으로, 이 가운데 17만4000명의 1차 검사결과가 확정됐다. 1차 검사에서 의심등급에 해당하는 B, C 등급을 받은 이들을 정밀검사하는 식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소아갑상샘암 환자는 발병률이 100만명에 1명 정도라는 통례를 감안하면 이번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후쿠시마 청소년들의 갑상샘암 발병률은 통상의 70배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암 의심 환자 15명이 암으로 확인될 경우 발병률은 158배(1만명당 1.58명)에 이른다. 

이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던 벨라루시 고메리 지역의 원전사고 5년 뒤 발병률(1만명당 1.1명)을 웃도는 것이다. 더구나 후쿠시마의 경우 원전사고 2년 만에 이 같은 발병률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강피해 정도가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월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지역 어린이의 암 발생 가능성이 최대 9배 정도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한 보고서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WHO의 예측 결과에 대해 반핵 활동가인 헬렌 캘디콧은 “WHO 보고서는 백혈병과 암에 걸릴 사람들을 안심시키려고 작성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검토위원회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한 갑상샘암이 발견된 것은 사고후 4~5년 뒤부터라는 점을 들어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토위원회 대표인 호시 호쿠토(星北斗) 후쿠시마 의사회 상임이사는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발병률이 높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방사성물질의 영향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