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맛

[오키나와 통신1] 헤노코 해안, 듀공 그리고 스와리코미

서의동 2009. 12. 13. 13:10
12월4일부터 7일까지 오키나와를 다녀왔습니다.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동아시아 시민사회와 사회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 거기 토론자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 컨퍼런스를 기획한 개번 매코맥 국립호주대 명예교수와 회사와의 인연으로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컨퍼런스는 오키나와 섬 중부에 있는 나고시 국제교류회관에서 진행됐습니다. 대략 이런 모습으로 이틀간 세미나가 진행됐습니다. 

 오키나와의 현재 당면문제는 오키나와 서쪽 해안에 위치한 후텐마 미군기지의 이전문제입니다. 후텐마기지가 있는 곳은 기노완이란 시인데 비행장이 이 시의 중심부 한가운데 위치하면서 비행소음과 각종 사고 등이 빈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5년에는 미군이 이곳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반기지정서가 들끓게 되자 미국과 일본은 기지를 동쪽 해안에 있는 캠프슈와브 쪽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아래 지도 참조)




















캠프슈와브가 있는 곳이 헤노코 해안입니다. 미군은 헤노코 앞바다를 너비 2500m, 폭 730m로 메운 뒤 이곳에 헬기 이착륙장을 세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헤노코 해안은 산호군락이 풍부하고, 특히 멸종위기종의 해양포유류 듀공의 서식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요렇게 귀엽게 생긴 녀석입니다)  
듀공은 몸 길이가 2.2~3.4m에 달하는 대형 포유류로, 몸집은 고래와 유사하지만 얼굴이 소와 흡사하고, 해초만을 먹기 때문에 바닷소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현지 환경운동가에 따르면 바닷속에 들어가 보면 듀공이 해초를 먹은 흔적을펴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헤노코 해안을 매립해 미군기지를 세우겠다는 미군계획이 발표된 1997년이후 줄곧 반대운동을 펼쳐왔습니다. 헤노코해안에 가보면 살풍경한 철책선이 쳐 있고, 그 너머로 미군기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해노코 해안은 동아시아 반전평화운동을 상징하는 장소로 떠올랐습니다. 제가 헤노코 해안을 방문한 12월6일에도 일본 본도에서 온 혁신계 인사들이 헤노코 해안을 방문했습니다. 
헤노코 어항부근에서는 일명 스와리코미(일본말로 연좌농성)를 하고 있는 반기지 운동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스와리 코미 2058일째라는 글을 볼 수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