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을 기준으로 할 때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의 대사고 수준인 ‘6등급’이며, 이는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직전 단계에 해당한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또 일부 원전 주변 지역의 토양오염은 이미 체르노빌 수준에 달해 상당기간 이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한 이후 누출된 요오드 양을 추정한 결과 시간당 방출량이 3만∼11만 테라베크렐에 달했다. 국제원자력사고등급에 따르면 1986년 발생한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최악인 7등급으로 체르노빌의 요오드 방출량은 시간당 180만테라베크렐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은 체르노빌 원전에 비해서는 적지만 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의 노심용해 사고(5등급)보다는 심각하다는 것이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지난 18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5등급으로 잠정 평가한 바 있다.
원전에서 40㎞ 떨어진 후쿠시마현 이타테 마을에서는 토양 1㎏당 16만3000베크렐의 세슘 137이 검출됐다. 이를 1㎡로 환산하면 326만베크렐로, 체르노빌 사고 당시 구 소련 정부가 강제이주 대상으로 지정한 검출기준(1㎡당 55만베크렐)을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이날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전날 작업근로자들이 피폭됐던 원전 3호기 터빈실 지하 1층에 고여 있던 물을 조사한 결과 정상 운전시 원자로 노심의 물보다 농도가 1만배 높은 1㎤당 약 390만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터빈실 물에서는 코발트60와 세슘137 등 정상운전시 냉각수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어 폐연료봉 손상으로 방사성 물질이 액체상태로 방출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3호기 외에 1, 2호기 터빈실에서도 고농도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웅덩이가 발견됐다. 후쿠시마 원전 방수구 근처에서는 연료봉 피복재로 쓰이는 지르코늄의 방사성 화합물도 미량 검출됐다. 요미우리신문은 “핵연료의 피복관 일부가 녹았음을 확인해주는 증거”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당초 옥내 대피를 지시한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30㎞ 구역의 주민에 대해 피난 권고를 내리는 등 피난 등급을 사실상 상향 조정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해당 지역의 자치단체에 주민의 자발적인 피난을 촉구하는 한편, 앞으로 정부의 피난 지시가 내려질 때에 대비해 준비 속도를 한층 내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쿄도 당국은 지난 24일 도쿄도내 한 연구시설에서 재배하는 채소 고마쓰나(소송채)에서 기준치의 1.8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에서 240㎞ 떨어진 도쿄지역 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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