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어패류 오염 공포

서의동 2011. 4. 7. 11:12

고농도 방사성물질의 바다 유입에 따른 어패류의 오염과 관련해 골(뼈)암을 유발할 수 있는 스트론튬이 어패류를 통해 인체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트론튬은 반감기가 18년에 달한다. 또 바다는 넓기 때문에 오염 물질이 금방 희석될 것이라며 어패류의 방사성물질 축적 가능성을 무시해온 일본 정부의 태도에도 비판이 일고 있다.


가사이 아쓰시 전 일본원자력연구소 연구실장은 “비교적 단기간에 배출되는 요오드와 세슘보다 뼈에 잔류하기 쉬운 스트론튬90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며 “세슘이 검출되면 스트론튬도 반드시 검출되는 만큼 감시와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6일 전했다. 또 니혼대학 노구치 구니카즈 전임강사는 일본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에 “스트론튬90은 뼈에 농축돼 장기간 베타선을 방출하며 골암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 세슘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쿄전력과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스트론튬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방사능 방어 및 원자력안전연구소도 어패류의 방사성물질 체내 축적에 대해 “세슘의 경우 연체동물과 해조류보다 어류에서 더 쉽게 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또 방사성물질이 바닷물에 용해돼 확산할 경우 위험성은 낮아지긴 하지만 미립자의 형태로 해저에 가라앉아 오염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주변 해역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오염이 어디까지 확산될 지 예측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어패류의 방사성물질 오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어패류는 경작지를 분명히 알 수 있는 채소와 달리 원산지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의 식품표시기준에 따르면 어패류는 ‘이바라키현 앞 바다’와 같은 식으로 어획한 수역을 용기에 표시한다. 그러나 한번 출항한 어선이 여러 해역을 돌며 작업을 할 경우 수역명 대신 어획작업이 이뤄진 항구명을 표시해도 되기 때문에 원산지를 알기 힘들다.

일본 주부연합회 사노 마리코 사무국장은 “정확한 원산지를 알기 힘든 어패류의 경우 소비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 지 판단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소비자연맹 도야마 요코 대표운영위원은 “어획한 수역을 정확하게 표시하도록 하는 감시 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나 초밥 등 날 생선을 즐겨먹는 일본의 식생활을 감안할 때 방사성 요오드의 반감기가 8일이니 괜찮을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에 대해서도 안이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부근 전력케이블 시설에서 배출되던 고농도 오염수가 특수 약제를 주입한 끝에 6일 오전 5시38분쯤 일단 멈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자력안전보안원은 고농도의 오염수 유출이 전력케이블 시설외 다른 곳에서도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