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아베 ‘안보 강화’에 편승, 일본 군부 몸집 불린다

서의동 2013. 7. 25. 17:23

ㆍ방위예산 20년 만에 최대 증액… 해병대 창설 등 반경 넓히기


참의원 선거 압승으로 ‘아베 천하’가 열리면서 일본의 ‘군부’가 몸집을 키우고 활동반경도 넓혀가고 있다. 

방위성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방위태세를 강화하는 흐름을 타고 해병대 창설 등 과거 범주를 뛰어넘는 방위력 확보에 나서는 한편 내년 방위예산도 20여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액하고, 방위성 안에 해외담당 차관급 포스트를 신설하는 등 조직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5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방위성의 ‘신방위대강’ 중간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방위성은 중국의 해양진출과 관련해 외딴 섬의 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상륙작전을 담당할 해병대 기능을 자위대가 보유토록 하겠다고 명기했다. 또 고(高)고도에서 체공할 수 있는 미국의 글로벌호크와 유사한 무인정찰기 도입도 검토과제에 포함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비한 적기지 선제공격 능력 보유도 연말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해병대 기능과 무인정찰기, 적 기지 선제공격 모두 현재 자위대의 운용범주를 뛰어넘는 내용이다. 아베 정권은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현상에 대응해 방위태세를 재검토한다’는 명분으로 2010년 민주당 정권이 만든 방위대강 대신 신방위대강을 만들어 연내 각료회의의 승인을 받기로 했다. 

아베 정권이 안보를 강조하면서 방위예산도 부풀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성은 내년 방위비로 올해보다 1800억엔(4%) 늘어난 4조9400억엔을 계상키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방위성의 요구대로 반영되면 일본 방위비는 2년 연속 늘어나게 되며, 증액폭(4%)도 전년 대비 5.45% 증액한 1991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된다.

방위성은 또 기구개혁 차원에서 사무차관급의 국제담당 포스트인 ‘방위심의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중국의 해양진출 등과 관련해 주요국과 협력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방위성은 2011년에 방위심의관 신설법안을 제출했으나 당시 야당인 자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아베 정권이 방위부문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를 이용해 조직 확대에 나서려는 것이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오는 8월15일에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뜻을 굳혔다고 복수의 일본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