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혐한시위 반대” 도쿄대행진

서의동 2013. 8. 27. 19:05

ㆍ양심적 일본인들, ‘차별철폐’ 워싱턴대행진 본떠 내달 개최


“50년 전 미국 워싱턴에서는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대행진을 했습니다. 올해는 우리들이 나섭니다.”

혐한시위에 반대하는 양심적인 일본인들이 내달 22일 도쿄에서 ‘차별 철폐 도쿄대행진’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50년 전인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 주도로 흑인에 대한 차별 철폐를 위해 25만명이 미국 워싱턴에서 벌인 평화대행진을 본뜬 것이다.

행사의 실행위원인 기노 도시노리(木野壽紀·31·회사원)는 27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쿄 한인타운 신오쿠보에서 지속돼온 혐한시위에 반대하는 집회를 주도해온 것이 이번 행진을 기획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국인들을 죽이자’는 등 증오발언(헤이트 스피치)이 횡행하는 오늘날의 일본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공존’을 외친 킹 목사의 이상을 구현하려는 시도다. 

행진에서 참가자들은 일본이 가입한 유엔 인종차별철폐조약을 이행할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차별철폐조약에 가입했는데도 특정 국민에 대한 ‘증오 표현’을 처벌하는 법규를 만들지 않고 있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기노는 “규모는 워싱턴 대행진에 비할 수 없겠지만 1000명은 모이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에스기 시노부(上衫忍·68) 홋카이가쿠엔대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진을 통해 ‘일본 사회는 차별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국내외에 어필할 수 있게 된다면 50년 전 워싱턴 대행진의 취지를 계승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