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다른 배수밸브 통해서도 누출

서의동 2013. 8. 27. 19:06

ㆍ인근 방사선량 평균의 100배… 도쿄전력, 나흘간 숨겨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저장탱크에서 누출된 방사능 오염수가 다른 배수밸브를 통해서도 누출됐다고 27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미 확인된 탱크 외에 또 다른 저장탱크에서 누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도쿄전력은 이를 지난 22일 확인했음에도 나흘간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나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도쿄전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원전 탱크가 설치된 콘크리트 차단벽 배수밸브 24곳의 공간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300t의 오염수 누출이 확인된 북동쪽 외에 남쪽 배수밸브 부근에서 시간당 최대 16마이크로시버트(μ㏜)에 이르는 고방사선량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배수밸브 주변 방사선량의 100배에 이르는 수치로, 저장탱크에서 누출된 오염수가 이곳을 통해 흘러나갔음을 뜻한다. 

당시 배수밸브가 모두 열려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전혀 다른 방향의 배수밸브에서 누출 흔적이 드러난 것으로 미뤄 이미 확인된 탱크 외에 또 다른 탱크에서 오염수가 새어나왔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 사실을 지난 22일 확인하고도 나흘이나 지난 26일에야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뒤늦은 사태수습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산업상이 26일 후쿠시마현 오쿠마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오염수 저장탱크들을 둘러보고 있다. 후쿠시마 | AP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이달 원전 4호기 인근의 지상 저장탱크에서 약 300t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새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아직 누출 원인과 누수 부위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27일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예비비를 활용해 오염수의 유출방지를 위한 대책을 신속하게 세우겠다”고 밝혔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산업상도 회견에서 “오염수 유출방지를 위한 기본적인 작업은 도쿄전력이 하되 진전되지 않는 부분은 정부가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다음달 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것과 관련해 도쿄가 유치전에서 우위를 유지해왔으나 “오염수 문제가 미묘하게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이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민주당 대표는 전날 오염수 문제가 올림픽 유치전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영향이 있다. 국제사회가 사고를 어떻게 볼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