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본 대법원 "기미가요 기립거부 직원 징계 적법"

서의동 2012. 1. 17. 16:11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학교 행사에서 일본 국가(기미가요) 제창시 기립하지 않은 교직원을 교육당국이 징계한 것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처음으로 내놨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16일 “학교 입학·졸업식 때 일어나서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고 도쿄 공립고교 교직원 169명이 낸 소송에 대해 “학교규율이나 질서를 유지한다는 관점에서 무겁지 않은 범위 내에서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재량권 범위 내”라며 교육당국의 경고조치가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경고 이후에도 기립을 거부해 감봉과 정직처분을 받은 교사 2명에 대해 “감봉 이상의 무거운 징계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징계를 취소하라는 2심의 판결을 인정했다.

 

일본 사법부는 지난해 학교행사에서 기미가요 제창시 기립을 교직원에게 의무화한 교육당국의 조치에 대해 헌법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으며, 이번 판결은 징계조치의 적법성 여부를 가린 판결이다. 비록 징계남용에 제동을 걸긴 했지만 교육당국의 우경화 움직임을 사법당국이 지지한 셈이다.  

 

도쿄 공립고교의 교직원들은 2003∼2004년 학교 행사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거나 기미가요 피아노 반주 등을 거부했다가 도교육감의 직무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자 소송을 내 1심에선 패소, 2심에선 일부 승소했다. 2심 재판부는 “교직원들의 행동은 역사관이나 신조에 따라 진지한 동기로 한 일이고, 입학·졸업식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것은 아닌 만큼 징계처분은 재량권 남용”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1999년 국기·국가에 관한 법률에서 기미가요를 국가로 규정했고, 2008년 3월28일 학습지도요령에 ‘초등학교 음악 시간에 기미가요를 부르라’는 요구를 담는 등 국기·국가 제창 요구를 강화했다.  

 

도쿄도는 1990년대 말부터 이를 요구해왔으며, 지시를 따르지 않은 교직원을 다수 징계해 소송 사태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