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아베, 장기집권 길 텄다… 일 자민·공명, 참의원 선거 과반

서의동 2013. 7. 21. 23:45
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21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안정 과반수를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총선에서 공명당과 더불어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 양원 공히 ‘여대야소’ 구도를 달성함으로써 장기집권의 토대를 닦았다.

21일 오후 11시30분 현재 NHK 개표집계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체 242석의 절반(121석)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에서 64석을, 공명당은 10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새로 뽑지 않는 121개 ‘비개선 의석’ 중 자민당(50석)과 공명당(9석)은 총 59석을 확보하고 있어 두 연립여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참의원에서 최소 133석을 확보하게 됐다. 참의원 상임위원장을 독점할 수 있는 안정 과반(129석)을 달성한 것이다.

승자의 미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가 열린 21일 밤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당선자 이름 옆에 꽃을 붙이며 웃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 연립여당 자민당과 공명당은 대승을 거두며 안정 과반수를 확보했다. 도쿄 | AP연합뉴스


한국, 중국 등과 역사인식,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아베 정권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주변국과의 관계는 냉각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평화헌법 개정 등 일본의 우경화 발걸음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민당의 단독 과반은 무산될 것으로 보여 헌법 개정 등의 사안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공명당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커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NHK 등과의 인터뷰에서 우선은 경제정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비친 뒤 “개헌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국민투표에서) 국민 과반수의 표를 얻지 못하면 (개헌이) 성립할 수 없다”고 일단 개헌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유신회 참패… 공산당은 선전

ㆍ‘망언’ 하시모토·이시하라 유신회에 유권자들 등 돌려

21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과 일본유신회가 참패한 반면 일본공산당은 2001년 이래 처음으로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내며 선전했다. NHK 등 일본 언론 집계에 따르면 21일 오후 11시30분 현재 민주당은 14석을 얻어 전체 의석수가 56석에 그쳤다. 현재 의석(86석)에서 30석이나 줄어드는 등 1998년 창당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민주당은 헌법 개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원전 재가동 등 자민당의 정책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면서 반자민당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모으지 못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54석을 차지하며 일약 제3당으로 부상한 일본유신회는 이번 선거에서 7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참패했다. 일본유신회의 몰락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 지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망언 퍼레이드’를 벌이면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영향이 크다.


반면 일본공산당은 도쿄에서 기라 요시코(吉良よし子·30) 후보가 당선했고, 오사카(大阪), 교토(京都)에서도 당선자를 내는 등 대도시에서 선전하면서 7석을 얻어 약진했다. 기존 3석을 합하면 10석에 이르게 된다. 참의원 의석수가 10석이 넘을 경우 당대표가 총리를 상대로 일대일 토론을 하는 당수토론을 할 수 있는 등 국정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일본공산당은 지난달 이번 선거를 자민당과 공산당의 대결이라는 구도로 표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정책에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표심을 끌어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