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물질로 식품오염 우려가 확산되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등 4개현의 농축산물에 대해 출하중지를 지시했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 2, 3호기에서 연기가 관측돼 현장인력이 긴급 대피하는 등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이바라키·도치기·군마 등 4개 현에 대해 당분간 시금치의 출하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현에 대해서는 우유 원유도 출하중지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주변에서 재배된 시금치 등 농산물에서 일본 내 잠정 기준치를 넘어선 방사성 물질이 검출됨에 따라 일본 원자력재해특별법 20조3항의 규정을 적용한 조치라고 에다노 관방장관은 설명했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이 농산물을 먹는다고 해서 인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섭취할 경우에 대비해 출하 중단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19일과 20일 후쿠시마와 이바라키에서 생산된 우유와 시금치에서 식품위생법상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문부과학성은 이날 후쿠시마 전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이타테무라의 수돗물에서 기준치의 3배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등 10개 도·현의 수돗물에서 세슘과 요오드 등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의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사무소(필리핀 마닐라)의 피터 코딩리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 주변지역의 시금치 등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에 대해 “(원전 폭발사고 지점으로부터) 20~30㎞ 밖에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3시55분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의 원자로 건물 남동쪽 위쪽에서 연회색 연기가 관측돼 도쿄전력이 현장인력을 대피시킨 뒤 확인작업에 나섰다. 원자로 건물 남동쪽에는 사용후 핵연료봉(폐연료봉) 저장수조가 있다. 이어 이날 오후 6시20분쯤에는 2호기 건물 지붕 틈에서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도쿄전력은 또 이날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북서쪽 약 200m 상공에서 채취한 물질에서 기준 농도의 6배에 이르는 요오드131과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이는 핵분열에 의해 생성될 수 있는 물질로 핵연료가 손상된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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