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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일본 배우 야마모토, 거물 이시하라와 총선서 격돌

서의동 2012. 12. 5. 18:21

지난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운동가로 변신한 일본 배우 야마모토 다로(山本太郞·38·사진)가 다음달 16일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자민당 간사장을 지낸 거물 정치인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55)와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야마모토는 1인 정당인 ‘신당 지금은 혼자’를 결성해 도쿄 8구인 스기나미(杉)구에서 출마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야마모토는 일본영화 <배틀로얄>과 장동건이 주연한 한국영화 <마이웨이>에 출연해 한국에도 알려져 있는 연기파 배우로,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탈원전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 때문에 TV드라마 출연이 취소되고 소속 연예기획사를 그만두게 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그는 2008년에는 “독도는 한국에 주는게 좋다”는 발언으로 일본 내에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야먀모토가 맞설 이시하라 노부테루 전 간사장은 일본유신회 대표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 지사의 아들로, 스기나미구에서 1996년이후 내리 5선을 달성했다. 자민당이 참패했던 2009년 중의원 선거 당시에도 이시하라 전 간사장은 차점자에게 3만표 이상 앞서며 대승을 거뒀다. 이 때문에 스기나미구는 기성정당 후보들도 출마를 기피하는 곳이다.

 

그런데도 야먀모토가 ‘무모한 도전’에 나선 것은 스기나미구가 일본 반핵운동의 발상지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1954년 서태평양 비키니 환초 부근에서 참치잡이를 하던 일본어선 ‘제5후쿠류마루(第五福龍丸)’가 미국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피폭되면서 선원이 반년 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945년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투하의 기억이 생생한 일본에 또다시 핵공포가 덮치자 스기나미구 주부들이 반핵시위에 나서 일본 전역에 반핵운동의 물결이 퍼져나갔다. 야마모토의 측근은 일본 언론에 “탈원전을 쟁점화하기 위해 지명도가 높은 이시하라와 맞서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