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우리 애 괜찮나' 방사능 불안 확산

서의동 2011. 5. 25. 17:47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방사성물질 오염이 확산되면서 어린이 건강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현에서는 “정부 말만 듣고 있다간 아이들 건강을 지킬 수 없다”며 주민들이 시민단체를 결성해 방사선량 측정과 오염제거 등 자구노력에 나서는가 하면 수도권의 한 지자체는 주민요구에 따라 방사선량 자체 측정에 나섰다. 

‘어린이들을 방사능에서 보호하는 후쿠시마 네트워크(어린이 후쿠시마)’는 방사선 오염제거 관련 상담과 측정기 대여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원전사고 며칠 뒤 지역주민들이 뜻을 모아 결성된 ‘어린이 후쿠시마’는 현재 약 300명을 상대로 방사선 기초지식과 오염제거 방법을 담은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한편 관련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 후쿠시마‘가 지난 15일 시작한 측정기 무료대여사업은 신청전화가 쇄도하면서 2시간만에 6월 중순까지의 예약이 종료됐다. 
 
후쿠시마시, 고리야마시 등 피난구역 외곽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정부가 방사능에 취약한 어린이들의 건강문제를 소홀히 한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초·중학생들의 옥외활동기준을 연간 20mSv(밀리시버트)로 정했으나 일반인 연간한도(1mSv)의 20배나 돼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후쿠시마 현 학부모 70명 등은 지난 23일 도쿄 문부과학성을 항의 방문해 “정부는 학교 방사선량 기준을 철회하고 어린이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불안감은 수도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도쿄에 인접한 지바 현 마쓰도 시는 23일부터 시립 보육원과 초중학교, 공원 등의 대기중 방사선량 측정을 시작했다. 문부과학성이 전국조사를 통해 방사선량 측정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대체로 측정위치가 높아 어린이에 대한 건강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어린이의 활동공간을 고려해 지표로부터 높이 5㎝~1m구간을 측정한 뒤 홈페이지에 측정결과를 공표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도 어린이 방사능대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의사 출신 여야 의원 8명은 이날 모임을 갖고 “학생 방사선량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며 기준 재설정을 비롯한 어린이 방사선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