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정전상태인 전쟁을 종결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같은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쟁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반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전쟁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와다 하루키(和田春樹·75·사진)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지난 26일 일본 도쿄시내에서 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이 평화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남북이 전쟁에 대한 역사적인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와다 교수는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등 주최로 열리는 ‘정전 60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국제포럼’에 참석해 ‘한국전쟁과 전후 일본, 동아시아 공동의 집’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와다 교수는 전쟁에 대한 인식의 공유에 대해 “한·일 간에도 역사인식의 차이가 화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면서 “남북이 진정으로 화해하기 위해 왜 전쟁을 해야 했는지, 뭐가 잘못된 것인지에 대해 철저히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이 과거 전쟁에 대해 서로 언급하는 것은 현재 남북한의 정세로 미뤄 극히 어려운 작업일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옛 소련과 미국의 기밀문서가 공개되면서 전쟁의 전모가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어렵다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와다 교수는 한국전쟁의 성격을 북한이 무력으로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해 구 소련의 원조와 허가를 얻어 일으킨 것은 분명하지만, 당시 한국도 무력통일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승만 정권도 북진통일을 지향했지만, 미국이 용인하지 않았습니다. 6·25가 발발하자 이승만 대통령이 무초 주한 미국대사에게 ‘분단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말했던 것이 미국 문서에 기록돼 있습니다. 양측이 무력통일 의지가 강한 상태에서 북한이 먼저 감행한 것이죠.”
당시 남한 정권도 무력통일 원해... 진정한 화해 위해 함께 반성을
전쟁 종결, 평화 체제 구축 필요... 북·미 대화 한국이 적극 설득해야
한국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개입을 거치면서 남북 간 통일전쟁의 성격이 사라지고 국제전, 즉 동북아시아 전쟁으로 변질됐다. 하지만 국제전으로서의 한국전쟁은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 참가 16개국과 모두 국교정상화를 이뤘고, 북한도 미국과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과 수교하는 등 전쟁 종결을 향해 어느 정도는 진전이 이뤄졌다는 것이 와다 교수의 견해다.
“프랑스는 약간 독특한 입장이니 별개로 친다면 북한이 미국과 수교하고, 전쟁 당시 미군의 후방기지로서 가담한 일본과 국교정상화가 이뤄지면 기본적으로 국제전으로서의 한국전쟁은 종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남북 간 대화에 의한 평화체제 구축인 셈이죠.”
와다 교수는 이 점에서 북·미 대화가 중요하며 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정권을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아시아의 일원을 자처한다면 동북아시아 평화체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한국전쟁을 실질적으로 종결시키기 위해서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로 미국을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럴 만한 파워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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