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7. 17:29

정부가 전력 소매시장에 민간기업이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정용 전기를 기업들이 팔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필수공공재인 전기의 판매를 민간에 맡겨도 되느냐는 우려에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대부분이 시행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OECD 회원국 중 바닥수준이라는 점을 정부는 외면한다. 기업에 대한 신뢰가 낮은 현실에서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기 판매 시장을 경쟁구도로 만들면 소비자 후생이 증가할 것’이라는 논리는 잘 먹혀들지 않는다.  


 

국내 판매차량과 수출용 차량을 다르게 만들고, 같은 값인데도 일본에서 파는 과자와 국내에서 파는 과장의 중량이 다르다는 지적 등이 꾸준히 불거지면서 기업에 대한 불신은 쌓여왔다. 여기엔 기업범죄에 관대한 정부도 책임이 있다. 

 

결국 기업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니 정부가 새로운 기업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반대에 부딪힌다. 기업과 정부가 쌓아온 ‘업보’다. ‘신뢰’라는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는 한 한국 기업들의 혁신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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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6. 13:40

지난해 3월 현재 전체 임금노동자의 12.4%인 232만명이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최저시급은 6030원이지만 편의점 알바의 경우 통상 5000원선이라고 한다.

 

항의해도 “너 말고 할 사람 많으니 그만두라”며 핀잔만 받기 일쑤다. 최저임금 미달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위반하면 3년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위반해도 안준 임금을 주면 더이상 처벌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주지 않은 사업자에 대한 사법처리율은 0.12%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법집행을 무르게 하니 안지키고 보는 것이다.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에 대한 처벌을 무겁게 하고, 위반 여부에 대한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 제도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4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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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6. 13:36

한국군 사병중 상당수는 아직도 1인 침대가 아니라 수십명이 하나의 침상에서 잠을 자고 있다. 국군 병사 전원이 1인용 침대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10년간 6조80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내무반(병영생활관)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지만 육군에서 사업이 20~30%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2조6000억원의 예산을 더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사병에게 1인용 침대를 들여놓는데 무려 10조원이 소요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10조원이면 개당 40만원짜리 침대를 2500만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돈이다. 물론 침대 뿐 아니라 내무반 개조 또는 막사 신축 등 부대비용이 들어간다고 감안해도 석연치 않다. 우리 군장병은 60만명 수준이다. 



지난해 재정적자가 38조원, 국가부채는 1284조원에 달했다고 기획재정부가 5일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가 취임초 약속한 ‘건전한 재정’은 허언이 된지 오래다. 나라빚이 늘어나는데는 예산을 허투루 쓰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문에서는 불합리한 지출이나 비리사건이 적지 않아 국민의 신뢰를 금가게 하고 있다. 나라살림의 기강을 잡기 위해 ‘사병 내무반 현대화’에 들어간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딴데로 새지 않았는지 반드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4월5일자)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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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6. 13:26

일본의 전력 민영화 논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송전과 발전시장을 독점한 채 원전을 마구 지어온 전력회사들의 문제점이 원전사고를 계기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깨끗한 전기를 쓰고자 하는 시민의 열망이 결실을 맺어 1일부터 가정용 전력판매가 완전 자유화됐다. 일본의 각 가정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소프트뱅크, 리쿠르트 같은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전기를 사서 쓸 수 있다.   



공공재인 전기 생산에 민간참여를 허용한다는 점은 분명 우려스럽다. 영국의 경우 민영화 이후 전기요금이 2배로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한국전력의 행태를 보면 부분적으로나마 민간참여가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전력이 넘쳐 발전소가 놀고 있는데도 주민 반발을 무시하고 원전을 더 짓고 있는데다 가정용 전력요금은 비싸게 매기면서 대기업에는 염가로 공급한다. “국민에게 돈걷어 대기업에 주는 격”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나 저소득층 ‘전력소외’ 문제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한 뒤 태양광·소수력 등 자연에너지 생산기업에 한해 전력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건 어떨까. 그만큼 전력체계에 대한 여론의 불신이 커져 있음을 전력당국은 알아야 한다. 


※4월1일자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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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29. 00:47

일본 군국주의 시절 덴노(天皇·일왕의 일본명칭)의 사진은 어진영(御眞影)이라고 불렸다. 각 학교나 관공서마다 어진영이 걸려 학생이나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존영(尊影)으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이 유승민 의원 등 탈당자의 의원 사무소에 걸린 박 대통령의 ‘존영’을 반납하라는 공문을 지난 28일 보냈다고 한다. 


 

이런 권위주의적인 용어는 당혹스럽다. 당청관계가 ‘최고존엄과 그 수하들’ 정도로 바뀐 것인가. 이런 구도하에서 한국경제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최고존엄의 심기에 맞지 않는 정책들이 가차없이 잘려나가고, 야당이나 여론의 지적이 제대로 반영될리 없다. 개성공단 폐쇄나 사드배치 같은 정책들이 경제적 부작용에 대한 판단없이 결정되는 것도 이유가 있을 것 같다. 


20대 총선이 과거 어느 선거보다 정책이슈가 안보이는 이유도 왜곡된 당청관계와 관련있어 보인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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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25. 00:45

중국 칭화(淸華)대학은 시진핑과 후진타오 주석을 배출한 명문대학이다. 이공계 중심 대학으로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육성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막대한 자금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의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1980년 대학기업인 칭화기술서비스 회사를 세웠고, 2003년 칭화홀딩스를 설립했다.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한 칭화유니그룹도 여기에 속한다.



그 칭화유니그룹이 35조원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해 ‘반도체 굴기’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 교수들이 쓴 <축적의 시간>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중국에 5년은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했지만 자칫 이 기간도 단축되지 않을지 걱정된다. 


재기발랄한 젊은 두뇌들의 ‘무서운 질주’에 삼성전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미 휴대폰 사업은 중국의 샤오미와 화웨이에 추월당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3대 컬처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권위주의와 비효율적인 조직문화를 탈피하겠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얼마나 빨리 창의력있고 유연한 조직으로 바뀔 수 있을까.


‘연못속 고래’ 삼성의 앞날을 국민은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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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22. 00:43

내년에 출범예정인 서울지하철 통합공사에 공기업으로는 국내 처음 독일형 ‘노동이사제’가 도입돼 노조가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개성공단에서는 노동이사제와 유사한 방식의 노동자 경영참여제가 정착돼 왔다. 지난해 출간된 <개성공단 사람들>의 한대목. 


 

“개성공단에서는 현지 법인장이나 주재원이 북측 직장장과 협의를 통해 기업을 운영합니다. 기업들은 이런 점에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북측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권을 남측에서 행사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독일의 경우에도 자본과 노동이 참여한 노사협의회에서 경영권을 공동으로 행사해요. 자본우위의 우리 노사문화가 보편적인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하는데, 우리 기업들이 과연 얼마나 알까요?” 

 

개성공단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노동과 자본이 상호 존중하는 시스템을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생산성도 높아졌다고 한다. 


개성공단은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이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노사상생의 실험장이었던 셈이다. 여러모로 개성공단의 폐쇄는 안타까운 일이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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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15. 00:40

공공기관 효율화 정책은 참여정부부터 본격화됐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실태가 문제가 되자 정부는 공공부문 효율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효율화의 주된 타깃은 인력감축이었다. 효율화의 주된 척도인 경비절감을 달성하는 손쉬운 방법이 인력감축과 인건비 절감이었기 때문이다. 

 

자연히 국민의 생명·안전에 직결되는 부문이나 주요 보안시설까지 무차별적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폐단이 고질화됐다. 수많은 이용객이 몰려 안전사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신도림, 사당, 강남 등의 지하철역에서 좀처럼 역무원을 보기 어려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극단적인 인건비 감축은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주요 보안시설인 인천공항에서 중국인 부부가 환승장 출입문을 열고 밀입국한 사례는 보안업무의 외주화·비정규직화가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주요시설인 정부세종청사에 설치된 보안장비 4분의 1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도 비용절감을 위한 보안업무의 외주화에 근본원인이 있다. 

 

테러위험이 높다면서 테러방지법까지 만든 정부가 비용절감 때문에 구멍난 보안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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