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쓴 글 101

[중년이길 거부하는 50대의 독백]“점잖은 중년, 강요 마라…우리는 아직 한창때야”

나? 그래, 올해로 51세야. 부모님이 날 낳으신 건 1967년 1월이지만 당시 관례에 따라 주민등록을 음력생일인 1966년 12월로 올리셔서 실제론 만 50세지. 몇 년 전부터 와이프는 나더러 나이를 자꾸 깎는다고 핀잔을 주는데 팩트인 걸 어쩌라고.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할 땐 좋더군. 그쪽은 나이를 만으로 정확히 따지니까. 근데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고, 그래서 만 나이로도 명실상부한 50대가 된 거야. 살짝 서러웠어. 그런데 ‘점잖은 중년’이 되라고 강요하는 현실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50대=중년’이라는 딱지도 싫어. 왜 있잖아. 채무자 집 냉장고에 붙은 압류 딱지 같은 거. 옴짝달싹 못 하고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신세. 50대가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나이일까? 몸은 팔팔하고, 정신은 이..

신문에 쓴 글 2017.06.29

[서의동의 사람 사이] 박주민 의원(풀버전)

※12월17일자 지면에 실린 기자보다 조금 긴 원문입니다. 박주민은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큼지막한 백팩에 치약·치솔, 물티슈, 휴지 따위를 챙겨 다닌다. 언제 어디서 ‘노숙’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세월호 유족들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사흘, 지난 9월에는 백남기 농민이 누워있던 서울대 병원에서 이틀을 보냈다. 잠이 모자라면 아스팔트, 병원 탁자, 본회의장 가리지 않고 곯아 떨어진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표결을 앞두고 국회로비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불펴고 철야하는 사진이 돌자 ‘민주당이 박주민 때문에 거지당이 돼 간다’는 글이 달렸다. 부스스한 머리, 넓은 이마에 선명한 주름살, 약간 졸려 보이는 눈매는 온라인 ‘드립’의 딱 좋은 소재다. ‘노숙자처럼 초췌한 모습, 만성 수면부족..

신문에 쓴 글 2016.12.19

LG 액정표시장치 등 한국 8개 품목, 세계 시장점유율 1위

ㆍ50개 품목 중 미 19개·일 12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실시한 50개 주요 상품·서비스의 2012년 세계 시장점유율 조사에서 한국은 8개, 미국은 19개, 일본은 12개 품목에서 각각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보도했다. 한국은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단말기(시장점유율 23.5%·전년 대비 4.2%포인트 상승)와 삼성SDI의 리튬이온 전지(25.1%·1.9%포인트 상승)가 핀란드 노키아, 일본 파나소닉을 각각 제치고 1위로 올라서는 등 8개 품목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30.2%·11.1%포인트 상승)과 D램(41%·1.2%포인트 하락), 박형 TV(27.7%·2.9%포인트 상승), 낸드형 플래시메모리(36.9%·0.1%포인트 하락), 유기 EL패..

신문에 쓴 글 2013.07.01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 전략 선언, 아시아 증시 일제급락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 전략 선언에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아시아 증시의 동반하락은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이날 발표된 중국 제조업 지표로 경기둔화 우려가 겹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20일 일본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전날보다 1.74%(230.64포인트) 하락한 1만3014.58로 거래를 마감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이날 오전 2.10%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간신히 1만3000대를 지켰다. 토픽스지수도 1.33%(14.76포인트) 내린 1091.81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이 예상되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화약세가 진전된 것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일본증시의 낙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

신문에 쓴 글 2013.06.21

당신은 ‘하루키’를 얼마나 아시나요?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 가 출간 6일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일본에서 재차 ‘하루키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신작에 러시아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이 연주하는 프란츠 리스트의‘순례의 해’가 등장하자 음반매장에서는 수입 CD가 품절상태를 빚기도 했습니다. 오랜 불황의 여파로 ‘출판대국’의 명성이 잦아들고 있는 일본의 서점가에서는 소설 출간을 계기로 같은 입문서들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많은 독자들을 하루키의 세계에 끌어들이려는 출판계의 ‘마케팅 전략’이기도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출간일이던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 시내 한 서점에 하루키 열풍을 반영하듯 그의 작품이 탑처럼 쌓여 있다. 도쿄 | 서..

신문에 쓴 글 2013.05.07

잡스의 마지막 8년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후 기나긴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몸을 태워 주변을 밝히는 촛불처럼 창조혼(魂)을 불살라 정보기술(IT) 세계를 도약시켰다. 이 기간 중 잡스가 내놓은 제품들에는 그가 꿈꾸던 새로운 세상과 철학이 담겼고,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잡스가 만년의 대표작이 된 아이폰을 개발하겠다고 사내에 선언한 것은 2004년 중반이다. 2003년 10월 처음 췌장암 진단을 받고 식이요법 등을 시도했으나 치료에 실패한 뒤 종양제거 수술을 받던 무렵이다. 한 해 전인 2003년 ‘아이튠즈’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이라는 전례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혁신에 가속도를 붙이던 시점이었다. 충격이 컸지만, 그런 만큼 열망은 짙어졌다. “내가 곧 죽는다는 ..

신문에 쓴 글 2011.10.07

세계 경제 불안 키우는 글로벌 불균형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세계 금융불안 사태의 배경에는 ‘글로벌 불균형’이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이란 미국의 재정·경상수지 적자와 중국 등 신흥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은 신흥국은 무역으로 벌어들인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금융상품인 미국 국채를 사들였고, 미국은 만성적인 무역·재정적자국이면서도 넘치는 달러로 경제를 지탱해왔다. 2000년대 들어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미국은 경기진작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했다. 시중에 돈이 넘치자 금융회사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등을 통해 저소득층에 막대한 주택자금을 빌려줬고, 그 채권들은 파생금융기법에 의해 고수익 상품으로 만들어 세계 곳곳에 뿌렸다. 하지만 담보능력이 없..

신문에 쓴 글 2011.08.10

미국 신용등급 강등 문답풀이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재정적자의 우려를 들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강등하면서 미국의 국채 신용등급이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캐나다 보다 낮아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외신과 국내 전문가 전망을 토대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정리했다. -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이유는. “S&P는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 미 행정부와 의회간의 부채한도 증액에 대한 합의가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충분치 못한 결정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세금인상 등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우려한 조치다. 신용등급 강등은 채권이나 다른 부채상품 구매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신문에 쓴 글 2011.08.08

실권 쥔 이집트 군부 어디로?

무바라크는 갔지만, 군부는 남았다. 11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전격 퇴진으로 향후 군부의 행보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군부가 약속대로 오는 9월 대선 때까지 상황을 관리만 하고 민선정부에 실권을 넘겨야만 ‘카이로의 봄’은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과 사미 하페스 에난 참모총장 등 군부인사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태 추이에 따라 친무바라크 인사인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대신 이들이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군부가 과도정부를 장악함에 따라 이집트는 당분간 정상적인 행정체계보다는 군 최고지휘관회의에서 발표하는 ‘코뮈니케(성명)’가 일종의 포고령으로 작용하게 됐다. 일종의 군사정부다. 그동안 논의된 대로 헌법개정을 통해 자유로운 대선 ..

신문에 쓴 글 2011.02.12

시위대 버리고 기득권 지킨 軍

이집트 군부가 11일(현지시간) 퇴진 요구에 직면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하고 나선 것은 ‘올해 하반기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전날 권력을 물려받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행정권을, 군이 물리력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겠다는 포석인 것이다. 군부가 무바라크·술레이만·군부 등 기존 통치체계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9월 대선까지 정국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현 상황에서 무바라크의 ‘명예퇴진’이 정국안정은 물론 기득권 보호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요구해온 민주화 시위대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어서 이집트 정국은 다시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군이 이날 발표한 2..

신문에 쓴 글 2011.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