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9. 16:26

미국 정부는 도요타 자동차의 급가속 사고에 대해 10개월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간 급가속이 전자장치와 무관하다는 도요타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또 지난해 대규모 리콜사태 이후 지속돼온 도요타 비판에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한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의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받게 됐다.


레이 러후드 미 교통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현상이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으로 야기됐음을 보여주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도요타의 문제는 기계장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항공우주국(NASA)의 엔지니어들이 예기치 않은 급가속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도요타 차량 9대를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급가속을 야기할 수 있는 결함을 찾기 위해 소프트웨어 코드의 28만개 라인을 들여다보고 기계부품을 검사하는 한편 차량에 전자기파를 쏘아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요타 차량은 안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딸기의 오들오들매거진] 도요타의 힘! 워싱턴의 막강한 인맥 

 

도요타 리콜사태는 2009년 8월 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부근 고속도로에서 렉서스 ES350 세단이 가속페달 고장으로 마주오던 차량과 충돌해 운전자 등 4명이 숨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미국 시장에서만 약 800만대의 차량을 리콜한 도요타는 미 정부에 4880만달러(약 560억원)의 과징금도 물었다.

그간 도요타 측은 자체조사를 통해 가속페달이 들러붙는 현상과 운전석 바닥의 매트가 가속페달을 누르는 현상 등이 급가속 원인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소비자단체에서는 전자제어장치 결함이 급가속 원인이라며 청문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왔다. 특히 대중의 신뢰가 높은 컨슈머 리포트가 렉서스 SUV 차량을 구입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등 ‘도요타 때리기’에 가세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일본 언론들은 그동안 미국이 자동차산업 부활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일본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대규모 리콜사태에 의구심을 표시해왔다.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2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자동차산업의 부활을 외치고 있는 것과 대규모 리콜사태가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도 당시 “GM의 파탄으로 미국 자동차산업은 질서가 없어졌다. 오바마 대통령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메이커 보호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미 자동차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조사결과 발표에 힘입어 이날 뉴욕증시에서 도요타의 주가는 4.72% 급등했고, 9일 일본 증시에서도 5.16%나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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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7. 10:27
미국에서 월 건강보험료를 단돈 2센트(약 23원) 덜 냈다는 이유로 중대수술을 앞둔 가입자의 보험급여 수급자격을 박탈하려던 비정한 보험회사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26일 ABC뉴스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덴버에 거주하는 베트남 참전군인 로널드 플래너건은 2008년부터 앓아온 다발성 골수증 치료를 위해 2월중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의 부인이 328.69달러(약 38만원)인 건강보험료 월 납입액을 온라인으로 납부하면서 실수로 2센트(약 23원)를 덜 내자 가입 보험사인 세리디안 코브라 서비스가 보험급여 수급자격을 박탈했다.


 

플래너건은 시내 병원에서 이식수술을 위한 생체검사를 막 받으려던 참이었으나 보험사의 수급자격 박탈 통지서를 들고 병원에 뛰어온 부인이 검사를 중단시켰다. 미국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본인부담 진료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ABC뉴스 계열사인 덴버의 KMGH-TV가 확인취재에 들어가자 보험사 측은 슬그머니 플래너건의 수급자격을 복구했다. 보험사 측은 “플래너건이 보험료를 때맞춰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며 “그에게 보낸 마지막 청구서에 보험료 부족액을 고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플래너건이 “보험사로부터 급여수급 자격 중단을 예고하는 편지도, 전화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히자 “가입자들에게 전화로 일일이 (보험자격 박탈 가능성을) 환기시킬 여력이 없다”면서 “절차와 규정대로 했을 뿐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플래너건은 보험료 납입액이 2센트 부족하다는 내용이 고지된 12월 청구서를 받았지만 이 부족액에 대한 설명이 명확치 않아 12월분 보험료만 납부했다고 말했다. 플래너건은 KMGH와의 인터뷰에서 “보험사들은 가입자들의 수급자격을 박탈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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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0. 18:3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정치적 명분과 경제적 실리를 모두 챙겼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중국의 인권개선을 엄중하게 촉구하면서도 450억달러 수출과 수십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선물 보따리’를 얻었다.


악수를 나누는 오바마와 후진타오 /로이터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간 ‘긴장의 원천’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동원하며 중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개선노력을 촉구했다. 오바마는 ‘국민을 형편없이 다루고 검열과 물리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강한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를 미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힐난조의 기자 질문에 “이 문제가 양국관계에서 때로는 긴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오바마는 “우리는 종교, 결사, 표현의 권리 등에 대해 핵심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하고 문화적 차이를 초월하는 것”이라면서도 “(인권 문제가) 양국간 협력을 저해하지는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중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어조로 중국의 인권개선 노력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 간의 ‘인권대화’는 18일 백악관 비공식 만찬에서도 이뤄져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석방문제 등이 언급됐다고 미국언론들은 전했다. 오바마는 후 주석에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 대표들이 만나 그들의 종교 유지 및 문화적 정체성 문제에 관해 대화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후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인권과 관련해 여전히 많은 것들이 중국에서 행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인권개선 필요성을 시인하는 자세를 보였다. 
오바마는 또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해 “지난 수십년간 미국에 의해 유지된 아시아의 지역 안정, 미국과의 활발한 교역, 미국이 주도한 개방주의 국제경제시스템에 힘입은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마디로 미국 덕택에 발전했으니 이제 그 과실을 나누자는 말이다. 미국민의 구겨진 자존심을 세우는 한편 중국이 미국과의 경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하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국의 위안화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면서 “중국이 신축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우리가 원한 만큼 빠르지는 못하다”고 말해 짚을 것은 짚는 단호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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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14. 17:0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서 한 연설이 정파를 초월한 지지를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숨진 9세의 크리스티나 그린을 추모하다가 감정을 추스르느라 51초간 연설을 중단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과의 ‘감정소통’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애리조나 대학에서 1만4000명의 청중에게 행한 이번 연설에서 숨진 ‘9·11 희망둥이’ 그린을 거론하며 “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크리스티나가 상상한 것처럼 좋은 것이었으면 한다”며 “우리 모두는 우리 아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후 연설을 중단한 채 한동안 오른쪽을 쳐다보다가 심호흡을 한 뒤 눈을 깜박거리며 감정을 추슬렀다. 침묵이 길어지자 청중은 환호성으로 오바마를 격려했고, 51초 뒤 그는 연설을 다시 이어갔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13일 오바마의 연설이 취임 이후 가장 돋보이는 순간이며 비판자들을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또한 크리스티나보다 3개월 먼저 태어난 딸을 둔 아버지로서 ‘단호한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취임 후 연설에서 주로 정책에 초점을 맞춰온 오바마가 이번에는 국민과 감정적인 소통을 했다면서 “재임 2년 중 가장 극적인 순간 가운데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오바마의 연설에 대해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팀 폴런티 미네소타 전 주지사 등 2012년 대선의 경쟁자들뿐 아니라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오바마를 비판해온 논객들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오콘(신보수주의)성향의 칼럼니스트인 찰스 크라우스해머는 “(이번 연설이) 대통령에 대한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공화당의 정치 컨설턴트인 에드 롤린도 “대통령은 올바른 톤으로 연설했고, 정파를 초월한 연설이었다”고 논평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폭스뉴스의 글렌 벡도 “그의 연설 가운데 최고일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AFP통신은 오바마의 연설에 대해 취임 후 ‘가장 큰 정치적 상승’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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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13. 16:58
재정난 악화로 파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미국 주정부들이 대대적인 초긴축예산 편성과 비용절감, 증세에 나서고 있다.

12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의회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개인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대폭 인상하는 세금인상안을 11일 통과시켰다. 패트릭 퀸 일리노이 주지사는 증세안이 가결된 뒤 “우리 주는 파산과 지급불능 사태로 치닫고 있다”며 인상안에 서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현 3%인 소득세율은 4년간 5%로, 법인세는 4.8%에서 7%로 각각 오른다. 이 인상안은 주정부가 재정지출 증가율을 2%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과 연계돼 시행된다. 만약 재정지출 증가율이 2%를 넘어설 경우 증세안은 자동폐기된다. 현재 일리노이주의 재정적자는 130억달러(약 14조4000억원), 미지급된 복지기관 지원액이 80억달러에 이르며 지방채 등급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제리 브라운 신임 주지사도 지난 10일 사회안전망과 의료예산 등 125억달러를 삭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초긴축예산을 편성한 데 이어 다음날인 11일 공무원의 공용 휴대전화 9만6000대 중 절반을 회수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주 공무원들의 40%가 쓰고 있는 공용 휴대전화는 앞으로 20%에게만 지급되며, 이로 인해 매년 2000만달러(224억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보도했다. 
브라운 주지사는 “휴대전화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용 휴대전화 비용으로 2000만달러가 넘는 비용을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향후 18개월간 254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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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8. 17:06
 한·미 FTA에 이어 한국과 유럽연합(EU)간의 FTA를 지켜보면서 유럽연합은 내 상식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는 나라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연합이 내놓은 협상안 중엔 동물복지라는 게 있었는데, 예를들면 양계장을 지을때 닭의 마리당 공간을 넓히고, 도축 48시간 전에는 동물을 학대하지 말 것이 포함돼 있었다. 무역분쟁이 발생할 경우 무역보복 대신 정부와 시민대표로 구성된 포럼에서 해결하자는 내용도 있었다. 
  자유무역하자는 협상에서 동물복지나 시민대표라는 어울리지 않는 개념들이 왜 나오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뼛속까지 미국을 닮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국사회에서 수십년을 살아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엇비슷한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유럽은 어떤 나라이고, 나는 얼마나 유럽을 알고 있는가 궁금증이 들었지만 얼마 안가 묻혀버렸다. 유럽을 몰라도 사는데 별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애독한 책 중 하나가 <유러피언 드림>이란 이야기를 듣고 궁금증이 다시 도져 집에 있던 책을 잡았다. 5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지만 사흘만에 읽힐 정도로 흡인력이 강했고 그만큼 충격도 컸다. 근래에 읽은 최고의 책이 아닐까 싶다. 대목마다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거나 무릎을 치게 만도록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은 개인의 자율성과 부의 축적이 핵심인 계몽주의 시대의 ‘아메리칸 드림’이 미래사회를 구현하는 데 더이상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신 지속가능한 개발과, 삶의 질, 상호의존성, 인권에 초점을 맞추는 ‘유러피언 드림’에 주목해야 한다고 리프킨은 강조한다. 민족국가가 시대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신자유주의 사조가 세계 불균형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지구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현실을 미국식 가치관으로는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총체적인 삶과 사회의 구조와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고, 때마침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리프킨이 찝어낸 것이다. 

  리프킨의 책은 <노동의 종말> <육식의 종말>이후 세번째다. 그는 기자로 따지면 기획기사를 잘 쓰는 기자라고나 할까. 미국인으로 유럽을 20여년간 다니며 미국과 뭔가 다른 유럽인들의 생활방식- 예를 들면 뒷짐지고 어슬렁 거리거나 카페에서 몇시간씩 머무는 사람들-에 주목한 그는 이 차이가 실은 총체적인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란 점을 각 분야에서 논증해간다. 
 
 유러피언 드림은 곧 구현될 유토피아는 물론 아니다. 하지만 한때 총을 들고 싸우던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의 지도자들은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르며 형성된 반성의 공감대에서 지난 50여년간 벽돌한장씩 쌓듯 새로운 세계에 대한 꿈을 일구어 왔다. 어느덧 이 꿈은 허물지 못할 정도로 단단해졌다. 유럽은 20세기 전쟁의 참화를 겪으며 계몽주의가 갖는 한계를 인식해왔다. 비좁은 땅덩어리에 살면서 타인들과의 관계를 항상 의식하고 배려해야 하는 삶의 방식이 결국은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자아를 찾는 사회를 만들었고, 그만큼 이웃과 사회에 대한 ‘공감’과 공존의식이 커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좌파들조차 생각하기 어려운 여러 테제들이 EU의 집행위원회에서 채택되고 법제화되는 혁명적인 실험이 지구 한켠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단편적인 뉴스, 미국편향의 국내언론을 통해서는 잘 그림이 그려지지 않던 유럽연합의 '맛'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금융위기이후 우리의 국가전략을 설정하는 논의에도 유용한 참고가 될 것 같다. 소비로 버텨온 미국에서 향후 적어도 수년간은 경제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지만, 비슷한 경제규모의 유럽연합은 상대적으로 금융위기의 피해를 덜 봤기 때문이다. 온 신경을 미국에만 맞춰온 우리의 총체적 삶의 방식에 혁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금융위기는 일깨우고 있다. 
 유럽에 대한 이해들이 전무하다시피하고, "아메리칸 스탠다드'에 젖어있는 우리 정부의 정책당국자들이 이 책을 통해 발상의 전환을 모색하게 된다면 바랄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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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talgi21.khan.kr BlogIcon 딸기21 2009.09.10 1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조회수가 현재스코어 725~
    방문자 수도 엄청 늘어났겠군요 ^^

  2. Favicon of https://intempus.tistory.com BlogIcon 지하련 2009.09.18 1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어야겠군요. ㅡ_ㅡ;;; 읽을 책이 너무 밀린 요즘입니다.

  3. Favicon of https://soidong.khan.kr BlogIcon 서의동 2009.09.18 1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이 두껍긴 하지만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2009. 4. 20. 19:09

지난 40여년간 우리 사회가 좌표로 삼았던 나라는 미국이다. 사회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성장경험을 서둘러 좇으면서도 시선은 늘 태평양 건너편을 향하고 있었다. 
 이런 편향은 외환위기 이후 더 심해졌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경제관료들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일본 법령이나 제도를 참고하곤 했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이런 일이 사라졌다. 참여정부 때는 '아메리칸 스탠더드'를 곁눈질할 게 아니라, 아예 송두리째 본받자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찬란해 보이던 미국의 경제제도는 긴 꼬리를 끌며 어둠 저 편으로 사라질 처지가 됐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영향력은 예전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축소됐고,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시장근본주의의 구각(舊殼)을 깨기 위해 팔을 걷고 있다.

 우리도 새로운 좌표를 찾아나서야 할 처지가 됐다. 하지만 정부 관료들은 낡은 좌표를 버리려 하지 않는 것 같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이후 한국 경제가 어떤 틀과 내용을 갖춰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최근 정책을 보면 고민의 흔적이라고 할 만한 게 엿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부양, 감세와 규제 완화, 영리병원 허용 등은 친재벌·부유층 정책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이미 실패로 드러난 정책이다.

 왜 관료들은 실패한 '미국식 프레임'을 답습하려는 것인가. 임금을 깎고 비정규직을 늘려 '덜 받으며, 더 노동하는' 식으로 혹여 경제가 살아나더라도 삶의 질과 무관하다는 걸 모르지는 않을 텐데.
'루저(Loser)'들은 죽거나 말거나, 성장률이 오르고 기업이 잘되면 그걸로 족하다는 것인가. 두 동강난 사회를 보듬는 '국민통합형 경제정책'은 우리 여건상 더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걸까.
수십년간의 '관성' 때문에 내친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까. 아니면 정권이 그어놓은 선을 넘지 않으려다 보니 사고가 마비된 것인가.

 전대미문의 위기라는 지금 관료들의 권한과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시장이 실패했으니 정부에 힘이 쏠리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최근에 만난 한 경제원로는 "관료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예술가가 돼야 한다"고 했다. 보수·진보의 도식이나 선입견에 구애받지 말고 필요하다면 좌파정책도 갖다 쓸 줄 아는 소신을 갖춰야 위기를 헤쳐갈 관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감세로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는데도 집이 세 채가 넘는 부동산 부자들의 세금을 깎겠다거나, 파업이 없어야 자동차 세제지원을 하겠다는 볼썽사나운 정책이 속출하고 있다.  

 관료들이 좀더 폭넓은 시각에서 치열하게 우리 경제의 대안을 고민했으면 한다. '가지 않은 길'에서 지혜를 얻을 줄도, 생각이 다른 이들에게 말을 걸 줄도 알아야 한다. 위기의 시대에 타성으로만 움직이는 관료들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한때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고 자부하던 그들 아닌가.
 2009-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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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2. 13:59
“동트는 새벽에 나는 달리고 있어요. 붉게 물들기 시작한 어느 하늘 아래를. 태양이여 나를 이민국에 들키지 않게 해주세요.”

멕시코계 미국인 여가수 티시 이노호사가 부른 ‘돈데보이(Donde voy·어디로 가야 하나요)’의 앞소절이다. 우수 짙은 음색과 애절한 선율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노래지만 스페인어에 익숙하지 못했던 기자는 뒤늦게 가사의 뜻을 알고 나서 전율했다. 미국 국경 순찰대의 눈을 피해 장벽을 넘어야 하는 가난한 멕시코인들의 절박한 삶의 현장을 여과없이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월경자들은 애리조나주의 사막이나 리오그란데 강을 건넌다고 한다. 고열의 사막에서 탈수증세로 죽어가거나 강에 빠져 목숨을 잃는 이들이 태반이고 용케 강을 건넜더라도 이민국 관리들과의 목숨을 건 숨바꼭질이 기다리고 있다.

‘돈데보이’가 담은 현실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이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미·멕시코 국경에서 미국측 국경순찰대에 체포된 밀입국자는 무려 110만명에 달했다. FTA가 자본의 이동은 자유롭게 풀어준 반면 노동력의 이동에는 제약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미 FTA 반대진영에선 멕시코의 현실을 들어 ‘한·미간 노동력 이동의 보장’을 FTA협상에서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지구적으로 본다면 미·멕시코간 장벽이 예외로 간주될 정도로 노동력의 물결이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자본과 상품은 물론 노동력까지 자유롭게 이동토록 한 통합정신에 따라 유럽연합(EU)에선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는 이민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9월 중순 한·EU 자유무역협정 3차 협상이 열렸던 벨기에엔 북부의 플레미시(플랑드르) 지방을 중심으로 이민자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콩고를 비롯, 동유럽과 터키 등의 인력들이 눈에 띈다. 협상취재를 위해 브뤼셀 거리를 다녀보면 이민자들이 많은 북부거리에는 이민자들에게 국제전화와 팩스를 빌려주는 가게들이 눈에 띄곤 했다.

EU에는 몇해전 ‘폴리시 플러머(polish plumber)’라는 용어가 EU내 갈등의 키워드로 등장했다. ‘폴란드인 배관공’이란 뜻의 이 말은 가난한 이민자들이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3D)’업종에 대거 몰려들면서 이민모국의 실업률을 높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폴리시 플러머’로 상징되는 ‘반(反) 이민’ 정서는 EU의 정치통합을 위해 추진된 헌법조약이 부결되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동력 이동에 따른 실업률 증가는 그다지 크지 않고 이데올로기화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다소의 저항과 반동은 있겠지만 ‘유민(流民)의 시대’는 앞으로 좀더 시간이 흐르면 전 지구적 현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라는 지리적 조건과 분단이라는 정치적 환경이 겹쳐 한국은 해방이후 한동안 순혈주의의 틀안에서 지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인력이동’이라는 전지구적 현상에서 우리도 점차 예외일 순 없게 됐다. 이미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 산업현장의 빈구석을 채우고 있고 농촌마을엔 베트남 여성이 이장을 하는 곳도 생겨났다. 앞으론 의사·간호사들이 선진국으로 떠나고 그 자리를 외국인이나 북한 인력들이 채우게 될 수도 있다. 순혈주의로 뭉친 일본도 필리핀 간호사와 조무사 인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상품과 자본에 이어 노동력의 이동이 대세가 되는 시대를 우리는 별탈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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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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