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9

실권 쥔 이집트 군부 어디로?

무바라크는 갔지만, 군부는 남았다. 11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전격 퇴진으로 향후 군부의 행보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군부가 약속대로 오는 9월 대선 때까지 상황을 관리만 하고 민선정부에 실권을 넘겨야만 ‘카이로의 봄’은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과 사미 하페스 에난 참모총장 등 군부인사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태 추이에 따라 친무바라크 인사인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대신 이들이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군부가 과도정부를 장악함에 따라 이집트는 당분간 정상적인 행정체계보다는 군 최고지휘관회의에서 발표하는 ‘코뮈니케(성명)’가 일종의 포고령으로 작용하게 됐다. 일종의 군사정부다. 그동안 논의된 대로 헌법개정을 통해 자유로운 대선 ..

신문에 쓴 글 2011.02.12

시위대 버리고 기득권 지킨 軍

이집트 군부가 11일(현지시간) 퇴진 요구에 직면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하고 나선 것은 ‘올해 하반기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전날 권력을 물려받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행정권을, 군이 물리력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겠다는 포석인 것이다. 군부가 무바라크·술레이만·군부 등 기존 통치체계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9월 대선까지 정국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현 상황에서 무바라크의 ‘명예퇴진’이 정국안정은 물론 기득권 보호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요구해온 민주화 시위대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어서 이집트 정국은 다시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군이 이날 발표한 2..

신문에 쓴 글 2011.02.11

“독재자 몰아냈다” 광장의 시민들 환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 임박 소식이 전해진 10일 밤(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은 환호의 도가니로 변했다. 17일 만에 거둔 ‘피플 파워’의 승리를 자축하는 환호였다. 반정부 시위 17일째인 이날은 시위대가 예고한 ‘100만명 항의시위’ 전날로, 타흐리르 광장엔 항의시위에 동참하려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이날의 극적인 분위기는 수도 카이로를 담당하는 사령관인 하산 알 루에이니 장군의 현장 발표로 이뤄졌다. 루에이니 장군은 타흐리르 광장에서 수만명의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들의 요구사항은 오늘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일부 시위대는 승리를 상징하는 ‘V’를 그리며 “국민들은 무바라크 정권의 종말을 원한다” “신은 위대하다” 등을 외쳤다고 AP..

신문에 쓴 글 2011.02.11

이집트 외무장관 ‘무력 진압’ 경고

이집트 정부가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 요구 시위에 대해 연일 무력진압을 경고하고 나섰다. 시위대는 11일 ‘100만명 항의시위’로 맞서겠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10일로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는 11일 전후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메드 아불 가이트 외무장관은 9일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혼란이 빚어진다면 군대가 국가를 통제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며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쿠데타 가능성을 거론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으로, 계엄령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이트 외무장관은 또 미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위대한 국가이자 언제나 최고의 관계를 유..

신문에 쓴 글 2011.02.10

이집트 정부 잇단 유화조치

이집트 정부가 민주화 시위가 2주째로 접어든 7일 공직부패와 선거부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는 한편 공무원 월급을 15% 인상하겠다고 밝히는 등 잇딴 유화책을 내놓고 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야권세력과 개혁협상에 나서면서 민주화 시위의 전열이 다소 이완되고 있는 흐름을 보이는 틈을 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들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국회와 고등법원에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과 관련한 부정선거 사건들을 재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이집트 관영 뉴스통신인 메나(MENA)가 전했다. 검찰은 또 오는 8일부터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각료 3명과 집권 국민민주당(NDP) 고위 관료 1명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국민들의 부정부패..

신문에 쓴 글 2011.02.08

이집트 시위 ‘난기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2주일째인 7일(현지시간)에도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주도하에 야권과 본격 협상에 나서면서 동력이 다소 약화되는 분위기다. 그간 “진압하지 않겠다”면서 우호적 중립을 지켜오던 이집트군도 시위대에 대해 해산을 종용하고 일부 활동가들을 연행하는 등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또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시점 등을 놓고 야권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집트 민주화 시위가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오마르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오른쪽)이 6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당 지도자들과의 협상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신화통신 영국 텔레그래프는 “6일 타흐리르..

신문에 쓴 글 2011.02.07

엘바라데이 “무슬림형제단에 적대감 버려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68·사진)이 이집트 반정부 시위사태에서 야권의 핵심인사로 부상하면서 그의 정치적 성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동질서의 현상유지를 원하는 미국과 서방 언론들은 연일 ‘무바라크 이후’의 정국을 이끌어갈 축으로 등장한 엘바라데이를 집중보도하고 있다. 엘바라데이는 1일자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이후 들어설 정부가 이스라엘에 적대적이고, 최고 종교지도자가 통치하는 이란식의 체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그럴싸한 픽션(true fiction)’ ”이라며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편견과 기계적인 적대감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슬림형제단을 이슬람 과격세력으로 간주해온 서방에 대해 ‘시각교정’을 촉구한 셈이다. 엘..

신문에 쓴 글 2011.02.01

무슬림·젊은층·친정부 그룹 ‘분열’

대규모 반정부 시위사태로 이집트 정국이 혼미해지면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무바라크 이후’ 국면에서 야권을 아우를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슬람주의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야권의 세 확대를 꾀하기 위해 온건한 이미지의 엘바라데이가 주도권을 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http://en.wikipedia.org/wiki/Mohamed_ElBaradei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오랜 해외체류 생활로 국내 기반이 약한 엘바라데이가 정국의 키를 쥔 핵심인물로 떠오르는 까닭이다. 최소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가속화하기 위한 과도정부를 이끌 범야권 후보로 추대되는 분위기다. 야권 최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고위간부인 에삼 엘-에르얀..

신문에 쓴 글 2011.01.31

카이로 수만명 정권퇴진 시위 나서

튀니지 시민혁명 이후 북아프리카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25일 이집트에서 시민 수만명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과 내각해산을 요구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수도 카이로에서만 수만명의 시위대(경찰추산 1만5000명)가 대법원 앞 도로와 타히르 광장, 나일강변 코니시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이날 정오 카이로 대법원 건물앞에서 시작됐으며 순식간에 수백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튀니지가 해답이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무바라크 퇴진” 등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충돌, 저지선을 뚫고 가두진출을 시도했다. 대법원 앞 도로는 이집트의 범야권 조직인 ‘변화를 위한 국민협회’와 ‘대중의회’가 이날 부패 척결과 빈곤 및 고실업률 해결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한 장소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

신문에 쓴 글 2011.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