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2. 16:43
무바라크는 갔지만, 군부는 남았다. 11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전격 퇴진으로 향후 군부의 행보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군부가 약속대로 오는 9월 대선 때까지 상황을 관리만 하고 민선정부에 실권을 넘겨야만 ‘카이로의 봄’은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과 사미 하페스 에난 참모총장 등 군부인사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태 추이에 따라 친무바라크 인사인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대신 이들이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군부가 과도정부를 장악함에 따라 이집트는 당분간 정상적인 행정체계보다는 군 최고지휘관회의에서 발표하는 ‘코뮈니케(성명)’가 일종의 포고령으로 작용하게 됐다. 일종의 군사정부다. 그동안 논의된 대로 헌법개정을 통해 자유로운 대선 및 총선 참여가 허용되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칠 경우 민선정부가 출범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군이 기득권을 수호하는 방향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가 타흐리르 광장에서 군 탱크 주변에 모여 기도를 하고 있다. (출처: 경향신문DB)



이집트 헌법 84조에 따르면 대통령 퇴진의 경우 국회의장이 대통령직을 잠정적으로 승계하게 돼 있다. 국회의장은 최장 60일 내 차기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야 한다. 알 아라비야 TV는 그러나 군부가 3차 코뮈니케에서 상·하원을 해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의 하야 발표와 함께 군 최고지휘관회의가 권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 탄타위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부 지도자들이 과도정부를 이끌 것임을 분명히 했다. 술레이만 부통령의 역할은 아직까지 분명치 않다.

이집트 군부가 두 차례의 최고지휘관회의를 통해 마련한 정국해법은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자진퇴위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시위대의 요구에 화답하는 ‘출구전략’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무바라크가 이날 수도 카이로를 떠나 홍해 휴양도시 샤름 엘 셰이크에서 자진퇴임을 밝힌 것은 군부의 이런 정교한 출구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군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무바라크가 사실상 권좌에서 퇴위하도록 유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무바라크가 대국민 연설을 마치고 샤름 얄 셰이크로 떠나는 길에 동행한 것으로 전해진 에난 참모총장이 막판 설득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군부로서는 지난 30년간 충성을 바쳐온 무바라크의 명예퇴진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AP통신은 이집트군이 군사력과 홍보력을 적절히 활용해 국익의 최종 수호자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부드러운 쿠데타(soft coup)’에 성공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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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1. 16:38

이집트 군부가 11일(현지시간) 퇴진 요구에 직면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하고 나선 것은 ‘올해 하반기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전날 권력을 물려받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행정권을, 군이 물리력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겠다는 포석인 것이다. 


군부가 무바라크·술레이만·군부 등 기존 통치체계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9월 대선까지 정국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현 상황에서 무바라크의 ‘명예퇴진’이 정국안정은 물론 기득권 보호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요구해온 민주화 시위대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어서 이집트 정국은 다시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술레이만 부통령

군이 이날 발표한 2차 코뮈니케는 9월 대선 때까지 술레이만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무바라크의 방침을 지지하고 국가수호를 하겠다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군은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이 주재한 최고지휘관회의를 이틀째 연 뒤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2차 코뮈니케에서 “현 상황이 종료되는 대로” 시위대 요구를 받아들여 30년간 시행돼온 비상계엄령을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으로 말하면 시위상황이 진정되지 않는 한 계엄령을 유지하겠다는 말이다.

군이 국가안보에 가해지는 모든 위협에 대해 경고하면서 시위대에 일상 복귀를 촉구한 것 역시 ‘정상화’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전날 발표된 ‘코뮈니케1’에서 군이 국가수호에 돌입할 것이라면서도 “시민의 정당한 요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과도 뉘앙스가 달라졌다.

군부가 통수권자인 무바라크 대통령은 물론 술레이만 부통령도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10일 최고지휘관회의를 열었다가 다음날 다시 회의를 연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집트 군사전문가 폴 술리반 국방대학 교수는 이날 “이집트 군 최고지휘관회의는 이스라엘과의 중동전쟁이 벌어진 1967년과 73년 두 차례 외에는 열리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그만큼 이번 민주화 시위를 군이 긴박하게 보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산 알 로웨니 카이로 방어사령관이 10일 타흐리르 광장에 나와 “오늘 시민들의 모든 요구가 충족될 것”이라는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10일 하산 알 로웨니 카이로 방어 사령관이 타흐리르 광장에 등장해 “오늘 모든 요구가 총족될 것”이라고 말해 시위대의 환호를 받고, 11일 일부 군장교들이 시위에 동참한 점으로 미뤄 군부 내에서 대처방안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군부가 이번 지휘관회의를 통해 권력을 사실상 접수했으며, 술레이만에게 형식적인 권한을 위임하는 방안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이집트군이 군사력과 홍보력을 적절히 활용해 국익의 최종 수호자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부드러운 쿠데타(soft coup)’에 성공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술레이만 부통령과 공군 출신의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 외에 이번 회의를 주재한 탄타위 국방장관과 사미 하페스 에난 참모총장 등 군부인사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에난 총장은 젊은 군인들을 대변하며 친미 성향이 더 강해 미국도 선호한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하지만 군이 무바라크 즉시 퇴진 요구를 거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함으로써 18일째 지속되고 있는 민주화 시위가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민주화 시위에 중립을 지켜온 군이 사태 조기수습을 위해 무력진압에 나설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시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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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1. 16:35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 임박 소식이 전해진 10일 밤(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은 환호의 도가니로 변했다. 17일 만에 거둔 ‘피플 파워’의 승리를 자축하는 환호였다.

반정부 시위 17일째인 이날은 시위대가 예고한 ‘100만명 항의시위’ 전날로, 타흐리르 광장엔 항의시위에 동참하려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이날의 극적인 분위기는 수도 카이로를 담당하는 사령관인 하산 알 루에이니 장군의 현장 발표로 이뤄졌다. 루에이니 장군은 타흐리르 광장에서 수만명의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들의 요구사항은 오늘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일부 시위대는 승리를 상징하는 ‘V’를 그리며 “국민들은 무바라크 정권의 종말을 원한다” “신은 위대하다” 등을 외쳤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무바라크의 퇴진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 17일째인 10일 한 시민이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이집트 국기를 들고 무바라크 사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AFP

 
이후 무바라크가 이날 밤에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는 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무바라크의 퇴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밤이 깊어갈수록 타흐리르 광장에는 무바라크 사임을 축하하려는 시민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군의 쿠데타 가능성도 흘러나옴에 따라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를 반영하듯 군의 통치를 반대하는 의미로 “군이 아닌 민간”이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지난 이틀간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집트 전역에서 벌어진 데 이어 이날도 공공 및 민간 부문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무바라크의 사퇴를 압박했다. 특히 버스 등 공공운수 노동자들과 예술가 노조가 이날 파업에 동참했다. 의사 및 의과대생 수천명이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해 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검은 법복을 입은 변호사 수백명은 시위 시작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궁으로 행진하다가 경찰에게 저지당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석한 변호사인 모하메드 무르시는 AFP통신에 “이것은 합법적인 혁명이다. 부패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라고 말했다.

앞서 9일부터 카이로 시내의 국영 전력회사와 박물관, 직물공장 등에서도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수에즈에서도 선박 정비회사, 직물공장 등에서 5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이틀째 파업을 벌였으나 세계 해상 운송량의 8%를 차지하는 수에즈운하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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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0. 16:24

이집트 정부가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 요구 시위에 대해 연일 무력진압을 경고하고 나섰다. 시위대는 11일 ‘100만명 항의시위’로 맞서겠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10일로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는 11일 전후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메드 아불 가이트 외무장관은 9일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혼란이 빚어진다면 군대가 국가를 통제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며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쿠데타 가능성을 거론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으로, 계엄령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이트 외무장관은 또 미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위대한 국가이자 언제나 최고의 관계를 유지해온” 이집트에 “지금, 당장, 즉시” 정치적 변화를 이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가 탱크 근처에서 금요예배를 하고 있다. (출처: 경향신문DB)



정부의 강경태도에 맞서 이집트 시위 지도부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실현하기 위해 금요기도회가 열리는 11일 다시 한 번 ‘100만인 항의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위 지도부의 할레드 압델 하미드는 100만 항의시위는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중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나면서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구글 임원 와엘 고님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주화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민주화와 임금인상을 촉구하는 노동자 파업도 확산되고 있다. 버스 등 공공운수 노동자들과 예술가 노조는 10일 무바라크 퇴진을 위한 파업에 동참했다. 의사 및 의과대생 수천명과 변호사 3000여명은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해 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앞서 9일부터 카이로 시내의 국영 전력회사와 박물관, 직물공장 등에서도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수에즈에서도 선박 정비회사, 직물공장 등에서 5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이틀째 파업을 벌였으나 세계 해상 운송량의 8%를 차지하는 수에즈운하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편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이집트 정부가 지금까지 취한 조치는 이집트 국민의 요구에 미흡하다”며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인 개혁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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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8. 16:30

이집트 정부가 민주화 시위가 2주째로 접어든 7일 공직부패와 선거부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는 한편 공무원 월급을 15% 인상하겠다고 밝히는 등 잇딴 유화책을 내놓고 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야권세력과 개혁협상에 나서면서 민주화 시위의 전열이 다소 이완되고 있는 흐름을 보이는 틈을 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들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국회와 고등법원에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과 관련한 부정선거 사건들을 재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이집트 관영 뉴스통신인 메나(MENA)가 전했다. 검찰은 또 오는 8일부터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각료 3명과 집권 국민민주당(NDP) 고위 관료 1명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국민들의 부정부패 척결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권 국민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전체 518석 중 80% 넘는 의석을 확보했지만 이는 조직적인 선거부정에 힘입은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집트 정부는 또 오는 4월부터 공무원의 급여를 15%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사미르 라드완 신임 재무장관은 이날 급여 인상에 필요한 재원으로 65억 이집트파운드(약 1조2000억원)의 예산을 할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오후 7시~오전 8시이던 야간 통행금지를 이날부터 오후 8시~오전 6시로 완화했으며, 증권거래소는 오는 13일부터 재개장하기로 했다.

이번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실종됐다가 보안당국에 구금된 사실이 확인된 구글의 이집트인 임원 와엘 그호님도 이날 석방됐다. 구글의 중동·아프리카 마케팅 담당 책임자인 그호님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된 지난달 28일부터 연락이 끊겨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추정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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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대통령은 새 내각을 구성한 이후 처음으로 이날 전체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오는 9월로 예정된 차기 대선 때까지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라바크대통령은 대선에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고, 그의 임기는 올해로 끝난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유임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무바라크가 갑작스럽게 물러나면 대선 일정 등에 차질이 빚어질수 있다며 조기 퇴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시위를 주도한 ‘4.6청년운동’ 등 타흐리르 광장을 점거하고있는 수천명의 시위대는 재야 단체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하기 전까지 정부 측과의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집트 야권 지도자 중 한 명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책임을 지고 권력을 이양한 후 물러나야 한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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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7. 16:32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2주일째인 7일(현지시간)에도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주도하에 야권과 본격 협상에 나서면서 동력이 다소 약화되는 분위기다. 


그간 “진압하지 않겠다”면서 우호적 중립을 지켜오던 이집트군도 시위대에 대해 해산을 종용하고 일부 활동가들을 연행하는 등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또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시점 등을 놓고 야권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집트 민주화 시위가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오마르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오른쪽)이 6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당 지도자들과의 협상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신화통신

 
영국 텔레그래프는 “6일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위대와 군 사이에 시위사태 이후 처음으로 심각한 긴장감이 조성됐다”면서 “현지 인권단체들은 최근 며칠간 이뤄진 반정부 활동가와 외신기자, 시민 등 수천명이 연행된 것에 헌병이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헌병대에 연행됐다 풀려난 변호사 아메드 사이프 알 이슬람 하페즈는 고위장교로부터 “무바라크 대통령이 과오를 범한 것은 사실이지만 군은 그가 이런 식의 파국을 맞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군은 또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에 대해 해산을 종용했고, 시위대열을 떠나 생업에 복귀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또 이날 일부 학교와 은행, 상점 등이 문을 열었다. 텔레그래프는 무슬림형제단이 정부와의 대화에 나섰고, 협상이 3월까지 지속될 것임에 따라 무바라크 대통령이 정국 주도권을 일부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7일 지난해 11월 총선과 관련한 부정선거 사건 재조사를 지시하는 등 유화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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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와 야권 간의 협상이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 등 시위대의 핵심요구 사항을 제외함으로써 시위대 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4·6 청년운동’ 등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타흐리르 광장 점거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 최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핵심 요구는 여전히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이라면서도 수일 내로 정부와 2차 회의를 갖겠다고 밝혀 시위대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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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 16:18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68·사진)이 이집트 반정부 시위사태에서 야권의 핵심인사로 부상하면서 그의 정치적 성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동질서의 현상유지를 원하는 미국과 서방 언론들은 연일 ‘무바라크 이후’의 정국을 이끌어갈 축으로 등장한 엘바라데이를 집중보도하고 있다.


엘바라데이는 1일자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이후 들어설 정부가 이스라엘에 적대적이고, 최고 종교지도자가 통치하는 이란식의 체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그럴싸한 픽션(true fiction)’ ”이라며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편견과 기계적인 적대감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슬림형제단을 이슬람 과격세력으로 간주해온 서방에 대해 ‘시각교정’을 촉구한 셈이다. 
 
엘바라데이는 앞서 지난 30일 CBS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서 “미 정부는 이집트인들에게 30년 독재자가 민주화를 이행할 것이라는 말을 믿으라고 해선 안된다”며 무바라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을 촉구해 미 행정부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한 인터뷰에서는 가자지구 봉쇄를 “모든 아랍인과 이집트인, 전 인류의 수치”라며 이집트와 이스라엘 정부에 봉쇄해제를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2007년 시리아 원자로 폭격에 대해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딸기의 오들오들매거진] 엘바라데이가 무바라크 대항마로? 


엘바라데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는 비교적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엘바라데이는 이처럼 중동현안에 대해서만큼은 미국 및 이스라엘 등과 사뭇 다른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엘바라데이는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최근 시위사태에서 벌어진 방화와 약탈의 배후로 이집트 경찰을 꼽으며, 무바라크 체제에 대한 비판을 퍼부었다.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이집트 범야권은 그에게 과도정부 수반 또는 개헌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독재와 서방의 편향적인 이슬람관(觀)을 모두 거부하는 그가 풍부한 국제정치의 경험을 국내 정치에 어떻게 발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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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31. 22:13
대규모 반정부 시위사태로 이집트 정국이 혼미해지면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무바라크 이후’ 국면에서 야권을 아우를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슬람주의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야권의 세 확대를 꾀하기 위해 온건한 이미지의 엘바라데이가 주도권을 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http://en.wikipedia.org/wiki/Mohamed_ElBaradei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오랜 해외체류 생활로 국내 기반이 약한 엘바라데이가 정국의 키를 쥔 핵심인물로 떠오르는 까닭이다. 최소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가속화하기 위한 과도정부를 이끌 범야권 후보로 추대되는 분위기다.

야권 최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고위간부인 에삼 엘-에르얀은 30일 알자지라 방송에 “정치 그룹들이 엘바라데이로 하여금 정부와 협상하도록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05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야당 지도자 아이만 누르도 엘바라데이를 반정부 세력의 협상 대표로 내세울 것을 지지했다.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당 단체들로 이뤄진 ‘변화를 위한 국민연합(NAC)’도 같은 생각이다. 이슬람 지도자 사드 알 카타트니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NAC는 엘바라데이에게 무바라크 정권과의 협상에 나서도록 했다”고 말했다. 알 아라비야 TV는 시위군중을 대표하는 그룹들이 엘바라데이를 과도정부의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젊은 지식인 그룹인 ‘4·6 청년운동’도 지난해 2월 엘바라데이 귀국 환영집회를 여는 등 호감을 보여왔다. 결국 범야권이 모두 엘바라데이를 지지하고 나선 형국이다.

물론 이집트 민주화의 험난한 과정을 함께하지 않은 데다가 친서방 성향의 엘바라데이에 대한 밑바닥 정서는 그리 우호적이진 않다. 하지만 주요 야권 그룹들 사이에서는 무바라크 이후 정치지형을 안정화하고 야권세력을 확대하는 데에 엘바라데이의 효용성이 높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엘바라데이는 기대에 부응하듯 시위에 참가했다가 물대포에 맞고, 가택연금을 당하는 등 ‘야성’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그는 3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의 하야 시 임시 대통령을 맡을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집트가 독재체제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가교로서 내가 역할하기를 국민이 원한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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