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68

“원전마피아·아베 총리, 탈 원전 막으려 가짜뉴스 유포”

2018.05.21 18:58 ·후쿠시마 원전 다룬 ‘태양의 덮개’ 서울환경영화제 출품···당시 일본 총리 간 나오토 방한 7년 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긴박했던 대응 과정을 다룬 영화 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서울환경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공개됐다. 후쿠시마 사고를 다룬 영화는 100여편에 달하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사고 대응 과정을 본격 추적한 영화는 가 처음이다. 당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비롯한 관료들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등 사실기록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영화제 참석차 방한한 간 전 총리와 프로듀서 다치바나 다미요시(橘民義·64)가 20일 서울극장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했다. 간 전 총리는 “원전사고 이후 탈원전을 추진하던..

사람들 2019.08.03

서의동의 사람·사이(人間)을 마치며

경향신문 토요판팀에서 인물 인터뷰를 11개월 가량 담당했다. 광고없이 1개면을 통으로 쓰는 와이드 인터뷰였는데 다방면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내게도 크게 공부가 됐다.이 연재를 하면서 만난 마지막 인물은 7년전 고려대 자퇴선언을 했던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이다. 2016년 12월17일자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올해 11월25일까지 11개월간 29명을 했으니 한달에 3명 정도 한 셈이다.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정우(판도라 감독), 주진형(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김광길(전 개성공단 법무팀장), 장강명(소설가), 서천석(소아정신과 전문의), 박점규(비정규직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 김제동(방송인), 박원순(서울시장), 구수정(한베평화재단 이사), 문정인(연세대 명예교수), 최승호..

사람들 2017.12.22

[서의동의 사람·사이-김예슬]"대학을 벗어나니, 내안에 엄청나게 큰 내가 있음을 깨달았다”

포항 강진이 발발한 지난 15일, 세간의 관심은 포항의 피해상황보다 다음날 치러질 예정이던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예정대로 치러질지에 더 쏠렸다. 지진으로 다친 이들과 삶의 터전이 무너진 이재민들에겐 미안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현실은 그랬다. 대학입시는 한국사회에서 나고 자라온 아이들에게 가격표가 붙는 경매입찰과 비슷하다. 요즘은 경매를 거친 뒤에도 스펙을 쌓거나, 자격증, 공무원 시험 같은 2차, 3차 입찰을 통과해야 하지만 첫 가격이 매겨지는 대입의 중요성엔 미치지 못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삶이 보장된다’는 유일신앙이 지배하는 한국의 수능날 풍경은 해외언론들의 조롱거리가 되곤 한다. 학벌체제는 남북분단보다 더 심각한 한국사회의 ‘기본모순’이다.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 사무처장인 김예슬(31)은 한때 ..

사람들 2017.12.22

[서의동의 사람·사이-문성현] “노조, 국민과 동떨어진 존재돼…이대로 가면 ‘화석’될 수도”

서울 평화시장의 청년 재단사 전태일(1948~1970)은 돈이 없어 점심을 굶는 어린 여공들에게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고 청계천에서 창동까지 걸어 다니곤 했다. 청계천 봉제공장의 지옥같은 노동현실에 항거한 전태일의 분신은 한국 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됐고 많은 대학생들이 노동현장에 투신했다. 그 이듬해 대학에 들어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위원장 문성현(65)도 그들 중 하나였다. 47년이 지난 지금 노동운동에서 차비를 아껴 풀빵을 돌리던 전태일의 연대정신을 떠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노동운동이 기업의 울타리 안에 고립돼 갈라파고스 섬의 생물처럼 퇴행하고 있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말로는 전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외치면서도 어느 대공장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합원 자격을 빼앗는가 하면,..

사람들 2017.12.22

[서의동의 사람·사이-이희옥][전문]“시진핑의 중국, 세계질서 만드는 ‘룰세터’ 역할 강화할 것”

세계를 뒤흔든 1주일이었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는 시진핑(習近平) 천하가 개막됐음을 세계에 선포한 이벤트였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자신의 이름을 넣은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당의 헌법인 당장(黨章)에 삽입하면서 마오쩌둥(毛澤東)에 버금가는 반열에 올라섰다. 시진핑은 최고 지도그룹인 중앙위 상무위원 7명 중 3명, 정치국 위원 25명 중 13명을 측근으로 채웠고 후계자 지명도 하지 않음으로써 1인 천하를 구축했다. 시진핑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중국몽’을 달성하겠다고 했고, ‘창치라이(强起來·강대해짐)’를 시대정신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서방과 담론·체제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선거로 권력을 선출하는 서..

사람들 2017.11.06

[서의동의 사람·사이-김미화][전문] 돌아갈 수 있을 지 모르지만…난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는 코미디언

김미화(53)의 직함을 쓰려다 기사 첫줄부터 잠시 멈칫했다. 방송인, 코미디언 어느 쪽일까? 어릴적 마을공터에서 이미자 흉내를 내며 어른들 배꼽을 잡게했고 코미디를 평생의 업으로 삼아왔지만, 지금은 ‘코미디언’으로 부르기 어색해진 것도 사실이다. 코미디 프로 축소라는 방송환경 변화에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이력 때문이겠지만, 권력이 벌인 ‘난장’에 휩쓸리다 보니 그 스스로 이야기하듯 ‘분위기가 딱딱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김미화는 지난 보수 정권의 집중타깃이 됐다. 라디오 생방송 도중 갑자기 정보기관원이 스튜디오에 난입하는 봉변을 겪는가 하면, 보수인터넷 신문으로부터 황당무계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정책 비판을 3분 내보낸 며칠 뒤 장관의 해명에 30분을 할애했는데도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

사람들 2017.10.23

[서의동의 사람·사이-이종석][전문]"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공포증"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출발은 매끈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계승하겠다는 취지를 천명했고, 신베를린선언을 통해 남북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6·15, 10·4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른 것도 보수정부와 달랐다. 그런데도 한반도의 긴장수위는 오히려 치솟고, 남북대화의 문도 굳게 닫혀 있다. 북한이 핵실험에 미사일을 쏘아대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말폭탄과 군사적 압박을 번갈아가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존재감’은 제로에 가깝다.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국의 능동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미국 주도의 ‘최대의 압박’에 올라탄 채 손을 놓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까지 했다. 이대로 가다..

사람들 2017.10.16

[서의동의 사람·사이-김상조][전문]“재벌 총수들, 은둔 벗어나 대중 앞에 비전 제시하고 소통해야”

문재인 정부는 경제면에서는 운이 좋은 편이다. 취임을 전후해 외환위기나 SK글로벌 사태 같은 대형 악재가 없었고, 경제 불안요소도 수면아래로 내려가 있다. 조선·해운업 사태로 위기감이 엄습하던 지난해 하반기에 비하면 ‘안온한’ 상황이지만 한국경제는 언제든 응급상태로 치달을 수 있는 만성병 환자다.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55)는 “문재인 정부는 1년 간의 시간을 벌었을 뿐”이라고 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다시 급속히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학자이자 시민운동가에서 새 정부의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변신한 김상조는 기업, 특히 대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책임을 맡고 있다. 재야에서 ‘감시자’로서 20년 가까이 고민해온 과제를, ‘집행자’의 위치에서 직접 풀려는 것이..

사람들 2017.10.12

[서의동의 사람·사이-서경식][전문]“일본 진보진영이 막지 못한 아베 정권, 한국이 브레이크 걸어야“

올해 말로 집권 만 5년을 맞는 아베 신조 정권의 ‘우향우 질주’는 이제 무감각해질 정도로 익숙한 뉴스가 돼버렸다. ‘제2의 패전’으로 불린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일본 사회가 표류하던 2012년 말, ‘일본을 되찾겠다’는 구호 속에 등장한 아베는 경제를 안착시키는 한편으로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만들기를 추진해왔다. 무기수출 3원칙 폐기, 집단자위권 법제화, ‘공모죄’ 법안 제정이 속속 이뤄지며 ‘전후(戰後) 평화주의 체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아베 정권 3년 전인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내놓았던 것에서 보면 ‘급변침’이라 할 변화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우익의 진격이 본격화된 걸 감안하면 급변침은 오히려 민주당 쪽이었을까. ‘재일..

사람들 2017.09.21

[서의동의 사람·사이-황석영][전문]“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야…남북 상생할 길 모색이 내 할 일”

작가 황석영(75)의 자전(自傳) 을 읽다 보면 그의 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두개의 ‘지리·정치적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광주와 북한. 황석영은 1989년 방북을 결행해 공고한 분단체제에 충격을 던진다. 문화활동과 삶의 근거지였던 광주에서 벌어진 시민들의 희생과 항쟁을 국내 언론들이 단 한줄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던 5공화국 시절 광주항쟁 기록의 출간을 감행한다. ‘인생과 문학을 일치시키겠다’는 청년기의 다짐에 비춰볼 때 가장 뜨거운 현장에 있어야 하는 건 그로서 당연한 선택이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 듯 하다.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6차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북한은 더 뜨거워져 있고, 신군부에 대한 사법적 단죄까지 끝난 ‘광주’ 역시 보수정권 10년간 제기된 여러 논란에다 최근 개봉된 영화 가..

사람들 201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