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오늘 23

박경리 장편소설 <시장과 전장>

올해 읽은 세번째 책. 박경리의 . 1964년 작품이다. 올핸 되도록 소설과 역사서를 많이 읽어보려 한다고 주변에 이야길 했더니 한 선배가 추천하며 빌려준 책이다. 한국전쟁 직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황해도의 연안지방에 선생님으로 부임한 남지영이 전쟁이 터지면서 피난을 내려와 가족들과 겪는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루고, 좌익으로 활동하다 전쟁 때는 인민군, 이후 빨치산이 되는 하기훈의 이야기가 다른 축이다.한국전쟁의 참상을 다룬 책들은 여러권 봤지만 이 책은 에피소드가 넘쳐 당시 상황을 간접체험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주인공 기훈과 인민군 소년병이 인민군 야전병원에서 나누던 대화."아니오, 아니오. 어깨 아니구 팔 다쳤으면 비겁자 되거든요. 하긴 동무는 인민군 아니니께." ".......

어제의 오늘 2018.01.19

[어제의 오늘]1972년 비상 국무회의 ‘유신헌법안’ 통과 

ㆍ절대권력 움켜쥔 ‘1인 천하시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을 간접선거로 뽑는다, 국회의원의 3분의 1을 대통령 추천으로 선출한다, 대통령은 국회 해산권과 법관 임면권을 갖는다, 대통령 임기는 6년으로 연장하고 연임제한을 철폐한다…. 1972년 10월27일 열린 비상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유신헌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요즘 같아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권력 집중이다. 한 해 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이 헌법을 고쳐 선거가 필요없는 총통이 되려 한다”고 한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유신헌법안은 헌법의 효력까지 일시 정지시킬 수 있는 긴급조치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했다. 입법·사법·행정권을 장악한 대통령에게는 ‘영도적 국가 원수’라는 지위가 부여됐다. 유신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박정희는 ..

어제의 오늘 2009.10.26

[어제의 오늘]일본 대중문화 1차 개방

ㆍ우려속 빗장 풀어보니 ‘찻잔속 태풍’ 소녀시대’ ‘애프터 스쿨’ 등 여성 아이돌 그룹의 공연에 ‘삼촌팬’들이 몰리는 현상은 몇해 전이라면 모를까 요즘은 화젯거리 축에도 끼지 못한다. 이들 중에서는 청계천이나 명동상가에서 은밀히 유통되는 일본 음반이나 비디오를 숨죽이며 탐닉하다 ‘해금(解禁)’을 맞이한 일본문화 개방 1세대들이 적지 않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서는 ‘스피드’에 이어 ‘모닝구 무스메’ 등 여성 아이돌 그룹이 붐을 일으켰다. 지금의 ‘삼촌팬’은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문화흡수력이 높았던 10, 20대 때 일본 여성 아이돌 그룹의 활약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 무렵 정부가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나서면서 이들은 공개적으로 일본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됐고, 최근 들어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국..

어제의 오늘 2009.10.19

[어제의 오늘]1977년 서독 적군파 항공기 납치

ㆍ108시간만에 막내린 야만적 피랍극 서독의 적군파(Red Army Faction)인 ‘바더-마인호프’ 그룹의 실체를 다룬 울리 에델 감독의 영화 에는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돌 하나를 던지는 행위는 범죄가 되지만 1000개의 돌을 던지면 정치적인 행위가 됩니다. 차 한 대를 불태우면 범죄가 되지만 1000대를 불태우면 정치적인 행위가 됩니다.” 서독 적군파는 1968년 마르크스주의 세계혁명을 꿈꾸던 학생과 지식인 그룹에 의해 결성된 테러단체다. 베트남전 반대시위가 한창이던 67년 베를린 자유대학 학생 벤노 오네스오르그가 경찰의 총탄에 맞아 사망한 것을 계기로 학생운동의 핵심세력인 안드레아스 바더와 진보 언론인 울리케 마인호프가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요르단에서 테러리즘 교육을 받은 뒤 귀국해 은행들..

어제의 오늘 2009.10.12

[어제의 오늘]최초의 유성영화 <재즈싱어>개봉

ㆍ‘배우의 목소리’ 스크린에 담다 “잠깐, 잠깐만. 아직 넌 아무것도 못들었다니까.(Wait a minute.Wait a minute.You ain't heard nothin' yet)” 1927년 10월6일 개봉된 최초의 유성영화 의 주인공 알 존슨이 이렇게 말하는 순간 객석에선 탄성이 터져나왔다. 비록 이 영화에서 배우가 말을 하는 장면은 두 대목에 불과했고, 나머지 장면은 다른 무성영화처럼 자막으로 처리됐지만 는 토키(Talkies) 즉, 유성영화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기념비적 작품이 됐다. 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5대째 내려온 가업인 칸토르(유대교의 예배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를 물려받을 예정인 유대인 소년 재키 라비노비츠는 재즈 가수를 꿈꾸며 아버지의 반대를 뿌리치고 가출한다. 재키는 13..

어제의 오늘 2009.10.06

[어제의 오늘]1984년 북한의 대남 쌀 지원 

ㆍ첫 물자교류… 남북 해빙 ‘물꼬’ 1984년 8월31일부터 4일간 서울·경기·충청 일원에 내린 집중호우로 서울지역이 최악의 홍수사태를 겪었다. 한강이 위험수위인 10.5m를 넘어서면서 한강대교 등 4개의 차량통행이 전면통제됐고, 161개 지역 2만2500가구에서 9만38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저지대인 강동구 풍납동과 성내동 등은 주택들이 물에 잠기며 ‘수중고도’가 돼 버렸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교까지 휴교령이 내려지는 대형 수재였다. 전국적으로는 사망및 실종 189명, 이재민 35만1000명, 부상 153명에 피해액은 1333억원에 달했다. 남한의 수해소식을 전해들은 북한은 9월8일 방송을 통해 수해지역 이재민들에게 쌀 5만석, 옷감 50만m, 시멘트 10만t, 의약품 등을 보내겠다고 제의했다..

어제의 오늘 2009.09.28

[어제의 오늘]제2차 국공합작 성사

ㆍ일제 침공 맞선 불안한 좌우연합 시안사변(西安事變)은 1936년 12월12일 동북군 사령관인 장쉐량(張學良)이 공산군 토벌을 독려하기 위해 산시성 시안을 찾은 국민당 주석 장제스(蔣介石)를 화칭츠(華淸池)에 가둬둔 채 국민당과 공산당 간 내전을 중지하고 함께 항일에 나설 것을 요구한 사건이다. 동북 5개성을 통치하던 중국의 2인자 장쉐량이 1인자 장제스를 무력 감금한 이 사건은 세계를 경악시켰고, 국민당과 공산당 간의 제2차 국공합작(國共合作)이 성사되도록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국민당은 27년 제1차 국공합작 결렬 이후 공산당의 소비에트 지역을 공격했고, 궤멸위기에 빠진 공산당의 홍군은 근거지를 서남부에서 중국 북서부 옌안(延安)으로 옮기는 대장정에 나서야 했다. 한편 일본군이 동북 3성을 침략하..

어제의 오늘 2009.09.21

[어제의 오늘]다윈 갈라파고스 도착

ㆍ창조론 뒤흔들 ‘진화의 증거’ 찾다 남미 에콰도르 해안으로부터 1000㎞쯤 서쪽으로 떨어진 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제도에는 체중 400㎏에 달하는 갈라파고스코끼리거북, 몸길이가 1.5m에 달하는 이구아나, 갈라파고스펭귄, 핀치 등 고유생물이 풍부하다. 옛 스페인어로 말 안장을 뜻하는 갈라파고스는 이곳 코끼리거북의 안장처럼 생긴 등딱지 모양에서 유래했다. 이 거북들은 지금이야 국제적 멸종위기로 보호받지만 19세기만 하더라도 마구 남획됐다.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이 승선한 해군 측량선 비글호의 선원들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코끼리거북을 45마리나 잡아 항해 도중 먹어치웠다. 영국 출신의 박물학자인 찰스 다윈은 1835년 9월15일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해 약 5주 동안 머물면서 작은 새들을 표본으로 가져왔..

어제의 오늘 2009.09.14

[어제의 오늘]1941년 독일군에 포위당한 레닌그라드

ㆍ900여일간 항전… 함락 모면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유서 깊은 러시아 제2의 도시다. 18세기 러시아의 개혁군주 표트르 대제가 유럽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러시아 북서부 네바강 하구 삼각주에 건설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소비에트연방공화국 수립 이후 1924년 레닌그라드로 개명했다가 1991년 소련 해체후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6월 독일이 300만 병력을 동원해 소련을 침공하면서 대독전선 전방에 위치한 레닌그라드도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 파죽지세의 독일군은 개전 두달여 만에 레닌그라드 부근에까지 이르렀으나 시민들이 2만5000㎞에 달하는 참호를 파며 항전의지를 불태우자 점령 대신 포위전으로 전환한다. 히틀러도 독일군에 레닌그라드의..

어제의 오늘 2009.09.08

[어제의 오늘]1957년 가짜 이강석 체포

ㆍ‘귀하신 몸’ 행세 사흘만에 들통 “앗! 저기 온다./귀하신 몸 행차하시나이까./저 어른이 누구신가요?/쉬- 경무대서 똥을 치는 분이요.” 시사만화가 김성환 화백은 동아일보 1958년 1월23일자에 실린 네컷만화 ‘고바우 영감’으로 즉결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가짜 이강석 사건’으로 확인된 경무대의 위세를 비꼰 이 만화는 국내 언론사상 시사만화가 첫 필화사건으로도 기록된다. 그 전해인 57년 8월30일 밤. 한 청년이 대뜸 경주경찰서 서장실로 전화를 걸어왔다. “나, 이강석인데….” 국회의장 이기붕의 장남이자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인 이강석(李康石)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화들짝 놀란 경주서장은 청년이 기다리는 다방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귀하신 몸이 어찌 홀로 오셨나이까.” 황송해하며 연방 머리를..

어제의 오늘 2009.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