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8. 10:41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정치생명을 걸고 추진해온 소비세 인상법안이 지난 26일 일본 중의원을 통과하자 한국에서는 노다 총리의 리더십을 칭송하는 평가들이 나오고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경향신문DB

있다. 일본이 ‘제자리 걸음 정치’에서 탈피해 결정하는 정치를 오랫만에 보여줬다거나, 정권유지보다 국가의 미래를 더 우선시하는 결단을 내렸다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현지에서 소비세 증세과정을 죽 지켜본 기자로서는 이런 칭찬 일변도의 해석에 동의하기 어렵다. 우선 증세의 방법이 잘못됐다. 노다 정권은 증세로 가장 손쉬운 소비세를 택했다. 소비세란 한국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한다. 상품에 붙는 세금을 올리는 것인 만큼 조세저항이 적고, 징수도 쉽다. 

 

소비세는 영세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이 세금인상의 직접 피해를 보는 소득역진적 세금이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증세로 늘어난 비용을 대기업에 전가할 수 있을까. 서민들이 소비를 줄이면 영세 상점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 도쿄의 양과자점에서 일하는 한 종업원은 일본의 한 일간지에 “소비세가 오르면 가게수입은 늘지 않으면서 가격만 올라간다”면서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유세’인 상속세나 소득세 인상논의는 흐지부지됐다. 일본의 소득세는 연간 과세소득 1800만엔 이상에 대해 40%의 최고세율을 적용한다. 초고소득자에 대해 최고세율을 올리고, 상속세도 공제를 줄이는 한편 금융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논의는 내년이후로 미뤄진 채 소비세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사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감세정책으로 신자유주의 종주국인 미국보다도 부유층의 부담이 적은 나라가 돼 버렸다. 대장성(현 재무성) 관료출신인 저널리스트 다케다 도모히로(武田知弘)의 분석에 따르면 연소득 3억4000만엔(2010년 기준)인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자동차 사장의 세부담은 21%인 반면 평균 연소득 430만엔인 사원들의 세부담은 35%에 달한다. 왜 그럴까. 부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여러 조치들 때문이다. 우선 주식 등의 배당소득에는 소득세·주민세를 합해 최대 10%밖에 징수하지 않는다. 세금이나 다름없는 사회보험료도 상한이 설정돼 있어 연소득 1억엔을 넘는 이의 부담률은 평균 소득자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1990년대초 거품경제가 무너지자 경기 활성화를 명분으로 부유층 소득세를 대폭 줄였고, 대규모 토목사업에 예산을 마구 투여했다가 재정을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시켰다. 그 뒷감당을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충당하겠다는 것이 소비세 인상의 본질이다.   

 

노다 정권은 서민의 부담을 강요하면서도 고통분담의 노력은 보여주지 않았다. 재정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은커녕 신칸센 3개 구간, 도쿄 외곽순환도로, 얀바댐 등 불요불급한 대규모 토목사업을 재개했다. 국회의원 정원삭감 논의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도쿄시내 금싸라기 같은 땅에 지어진 호화판 기숙사는 시중가보다 몇배나 싼 임대료를 받고 국회의원들에게 빌려준다.

 

노다 총리가 부자증세에 정치생명을 걸었다면 몰라도 중소기업과 서민의 팔을 비트는 법안통과에 성공했다고 ‘뚝심’이라고 칭송할 수 있을까. 야당과 타협하느라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내걸었던 공약을 깡그리 내던진 것도 결단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재정건전성이 선진국 중 최악의 수준인 일본이 증세로 방향을 튼 것은 일단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증세는 방법과 수순이 틀렸다. 한국의 증세논의에서 일본은 ‘모델’이 아니라 ‘반면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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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6:46

가미코지는 나가노현 북알프스 남쪽에 있는 평원이다. 5월에도 꼭대기가 눈에 덮인 3000m급 산들이 줄지어 있고, 연간 150만명이 찾는 관광지면서도 자연경관이 거의 원시에 가깝게 보존돼 있다. 연못에 나무들이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어도 내버려둔다. 그 쓰러진 나무가 또 자연의 일부가 된다. 숲속에 난 길을 걷다보면 원숭이들이 길가에 나와 태연하게 사람들을 맞이한다. 



가미코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금요일 저녁 도쿄 신주쿠에서 특급열차를 타고 2시간반 걸려 마쓰모토(松本)에 도착해 하룻밤을 잤다. 다음날 아침일찍 다시 역으로 가 가미코지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신시마시마(新島島)역까지 가는 완행열차(30분)를 타고 내린 뒤 다시 가미코치로 1시간쯤 버스를 타고 들어갔다.



기차가 운행하는 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거의 동네마다 서는 완행열차다 보니 30분씩 걸렸다. 



곳곳에 이런 연못들이 많다.  이끼들과 떨어져내린 나뭇잎의 침전물들이 오묘하고 영롱한 색깔을 빚어낸다. 대개 옥색들이 많다. 

 

나무다리들. 곳곳에 있다. 


눈이 덮인 상태인 북알프스 산들. 이곳 기온은 도쿄에 비하면 5도 이상 낮다. 


물의 맑음은 카메라로는 담아내지 못한다. 

북알프스의 연봉들. 


고사목들도 이곳 가미코지의 독특한 풍경을 이룬다. 


묘진이케(明神池)부근의 다리에서 발견한 원숭이들. 사람들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요놈들이 아무데나 똥을 싸놓기 때문에 다리를 건널땐 조심해야 한다. 


갓파바시에서 두시간 쯤 걸어들어가면 묘진이케라는 연못이 나온다. 얕은 연못이지만 주변의 경치와 호다카산이 투명하게 비쳐 초현실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호타카산과 묘진이케 부근에 자리잡은 산장 묘진칸.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전력을 끌어오지 않고 자가발전을 하기 때문에 밤 9시30분이면 불이 꺼진다. 물론 난방도 안돼 벌벌 떨며 잤지만 이곳 공기는 지나칠 정도로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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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6. 16:48
“마에하라가 어렸을 적부터 줄곧 친하게 지내와 자식처럼 생각해 도왔을 뿐인데….”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48·사진)이 어릴 적 한 동네에서 살며 부모처럼 따르던 70대의 재일(在日) 한국인 부부로부터 매년 소액의 정치헌금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자 6일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이웃 간의 정’이 외국인의 정치헌금을 금지한 정치자금규정법 위반으로 정국을 흔드는 사안으로 비화하자 노부부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마에하라 외상에게 정치헌금을 한 재일 한국인은 교토시 야마시나구에서 불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씨(75)의 부인 장모씨(72). 남편 박씨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마에하라 외상을 12살 때부터 알게 됐고 큰아들과도 동갑내기여서 자식처럼 여겨왔다”면서 “이렇게 큰일로 번지리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마에하라가 12살 때 이사온 뒤 우리 가게에 자주 놀러왔고 아내에게 ‘오까상(어머니)’이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며 “지금도 마에하라의 모친과 아내는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마에하라는 어렸을 적에 부친을 여읜 뒤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정치인이 된 뒤에도 가끔 인사하러 찾아왔지만 식사를 하면 밥값을 반드시 계산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38년째 살아온 장씨는 마에하라 외상의 정치단체에 2005년부터 매년 5만엔(약 65만원)씩 4년간 일본 이름으로 기부했다. 
부인 장씨는 6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헌금은 하지 않겠으며 이런 일로 사임 압력을 받게 돼 마음이 괴롭다”고 말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의 니시다 쇼지 참의원 의원의 폭로로 이 문제가 불거진 4일 오후 장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위로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이날 저녁 총리관저에서 간 나오토 총리에게 “(이 문제로) 국정이 정체되도록 할 수는 없다”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야당의 간 총리 퇴진 요구에 시달려온 민주당 정권은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마에하라 외상이 사임함에 따라 정국 주도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日 마에하라 외상 사임 후폭풍… 민주 ‘3월 위기’ 현실화하나 



일본의 차기 총리감으로 꼽혀온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이 자신이 척결의지를 보여왔던 ‘돈정치’ 문제에 발목이 잡혀 결국 낙마했다. 20%대의 낮은 지지율로 고전해온 간 나오토 정권의 유일한 버팀목이던 마에하라 외상의 퇴진으로 민주당 정권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렸다.

간 총리가 국정운영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포스트 간’ 논의에 시동이 걸리자 마에하라 외상은 야당인 자민당의 파상공세에 시달려왔다. 지난달 21일 1999년 북한을 방문해 요도호 납치범과 사진을 찍은 사실이 거론됐고 지난 3일에는 탈세와 연루된 기업에서 정치헌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4일 재일 한국인으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았다는 폭로가 ‘결정타’가 됐다. 일본 정치자금규정법은 정치인이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웃으로 친분을 쌓아온 ‘비정치적’ 관계인 데다 헌금액이 20만엔(약 270만원)의 소액이라는 점에서 동정론이 일기도 했지만 마에하라 외상은 깨끗이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그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의 정치자금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만큼 폭로전의 배후에 오자와 그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교토대 법대를 졸업한 뒤 정치엘리트 양성소로 불리는 마쓰시다 정경숙을 거쳐 정치에 입문한 마에하라 외상은 간 총리의 신임이 두텁고 정권 실세인 센고쿠 요시토 전 관방장관, 에다노 유키오 현 관방장관의 지원을 받아왔다. 외교면에서는 강경보수론을 펴면서 야당의 거부감도 비교적 적어 간 총리 이후 정국의 키를 쥘 유일한 인물로 분류돼왔다. 
지난달 오자와 전 간사장 징계에 불만을 품은 중의원 의원 16명이 ‘회파이탈’을 선언하면서 내분에 휩싸인 민주당 정권은 마에하라 외상의 사임으로 국정운영의 추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당장 오는 4월의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거나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정가의 ‘3월 위기설’이 현실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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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9. 16:26

미국 정부는 도요타 자동차의 급가속 사고에 대해 10개월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간 급가속이 전자장치와 무관하다는 도요타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또 지난해 대규모 리콜사태 이후 지속돼온 도요타 비판에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한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의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받게 됐다.


레이 러후드 미 교통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현상이 전자제어장치의 결함으로 야기됐음을 보여주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도요타의 문제는 기계장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항공우주국(NASA)의 엔지니어들이 예기치 않은 급가속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도요타 차량 9대를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급가속을 야기할 수 있는 결함을 찾기 위해 소프트웨어 코드의 28만개 라인을 들여다보고 기계부품을 검사하는 한편 차량에 전자기파를 쏘아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요타 차량은 안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딸기의 오들오들매거진] 도요타의 힘! 워싱턴의 막강한 인맥 

 

도요타 리콜사태는 2009년 8월 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부근 고속도로에서 렉서스 ES350 세단이 가속페달 고장으로 마주오던 차량과 충돌해 운전자 등 4명이 숨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미국 시장에서만 약 800만대의 차량을 리콜한 도요타는 미 정부에 4880만달러(약 560억원)의 과징금도 물었다.

그간 도요타 측은 자체조사를 통해 가속페달이 들러붙는 현상과 운전석 바닥의 매트가 가속페달을 누르는 현상 등이 급가속 원인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소비자단체에서는 전자제어장치 결함이 급가속 원인이라며 청문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왔다. 특히 대중의 신뢰가 높은 컨슈머 리포트가 렉서스 SUV 차량을 구입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등 ‘도요타 때리기’에 가세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일본 언론들은 그동안 미국이 자동차산업 부활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일본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대규모 리콜사태에 의구심을 표시해왔다.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2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자동차산업의 부활을 외치고 있는 것과 대규모 리콜사태가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도 당시 “GM의 파탄으로 미국 자동차산업은 질서가 없어졌다. 오바마 대통령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메이커 보호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미 자동차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조사결과 발표에 힘입어 이날 뉴욕증시에서 도요타의 주가는 4.72% 급등했고, 9일 일본 증시에서도 5.16%나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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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1. 16:16

일본 정계의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사진)이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강제기소됐으나 ‘오자와 문제’의 처리를 둘러싼 정치권 내 기류는 오히려 복잡해지고 있다. 간 나오토 총리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오자와 치기’를 서둘렀다가는 각종 정책추진 과정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1일 민주당 집행부가 강제기소된 오자와 전 간사장의 당원 자격 정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윤리 규정상 범법행위나 해당 행위를 할 경우 제명, 탈당 권고, 당원 자격 정지 등을 할 수 있으며 당원 자격 정지는 가장 약한 징계에 해당한다. 

민주당 집행부는 오자와 본인이 정치자금규정법을 위반(허위기재)했다는 기소 내용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명은 어렵다는 입장이며, 탈당 권고도 본인이 불응할 가능성을 들고 있다.

그동안 오자와가 기소될 경우 민주당에서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비쳐온 간 총리도 정작 강제기소가 이뤄진 뒤에는 신중모드로 돌아섰다. 간 총리는 지난 31일 “당직자회의에서 (오자와 처리 문제를) 협의할 것이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간 총리로서는 올해 예산안의 국회 처리가 급선무인 상황에서 의원 수 150명에 달하는 오자와 그룹의 반발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소비세 인상과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도 오자와 그룹의 협조가 없을 경우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앞서 도쿄 제5검찰심사회의 작년 10월 강제기소 결의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검찰관으로 지정된 변호사는 지난 31일 오자와를 정치자금규정법상 허위기재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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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8. 10:29
지난 27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받은 일본의 재정악화는 1990년대 거품붕괴 이후 토목사업을 통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과 감세조치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지목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 복지수준이 크게 낮은데도 국내 일각에서 일본의 신용도 추락을 ‘복지 포퓰리즘’과 연결짓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재정적자 팽창과 일본경제의 미래’ 보고서(2008년 9월)에 따르면 미와자와 내각 시절인 92년 8월 경기종합대책으로 10조7000억엔(약 144조원)을 지출한 것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 9차례에 걸쳐 124조엔(약 1670조원)에 달하는 추가재정을 경기부양에 투입했다.

경기부양책으로 투입한 특별재정지출의 대부분은 도로건설 등 토목 위주의 공공사업에 쓰였다. 
일본 정부는 또 94년과 98년, 99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감세 위주의 대대적인 세제개혁을 단행했다. 94년부터 96년까지 3개년에 걸쳐 소득세에 대한 특별감세정책을 실시한 데 이어 소득세의 각종 공제를 확대하고 세율도 인하하는 세제개혁을 추진했다.
또 98년과 99년 두 차례 법인세의 기본세율을 37.5%에서 30.5%로 7%포인트 인하했다. 소득세는 94년부터 2002년까지 약 44조엔(약 590억원)의 감세가 이뤄졌다.

결국 90년대 초반만 해도 주요 선진국 중 가장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던 일본의 국가 재정은 20년 만에 OECD 회원국 중 최악의 상태로 전락했다. 90년 GDP의 68.6%이던 재정적자는 올 연말 20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장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정책이 일본 재정악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일본경제 보고서에서 “일본의 재정적자가 급속히 확대된 것은 거품붕괴 이후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조치를 반복하는 가운데 성장둔화 및 디플레이션 장기화로 세수가 감소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노령화로 사회보험 지출이 늘어나면서 소비세 인상 등 재정건전화가 시급했지만 정부가 차일피일해온 것도 화근이었다. 일본의 장기침체 과정을 연구해온 박종규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토목건설 위주의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정책, 사회보험 지출증가가 얽혀 재정악화를 가져왔다”며 “일각에서 말하는 ‘복지 퍼주기’가 재정악화를 몰고 왔다는 논리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日 만성적 재정위기 ‘수렁’… 증세·복지 강화에 ‘길’ 있다



재정파탄 위기상황에 놓인 일본은 앞으로가 더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증세와 복지 강화의 두 축을 중심으로 하는 개혁이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소비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인상해 재원을 마련한 뒤 저출산 대책을 비롯한 복지 수요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경제의 활력을 키워야만 일본 경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은 인구 감소다. 일본은 1995년 생산연령인구(15~65세)가 감소로 돌아선 데 이어 2005년 총인구마저 감소로 바뀌면서 경제·사회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총인구는 2005년 1억2777만명에서 2050년 9515만명으로 25% 감소하지만 생산연령인구는 같은 기간 8442만명에서 4390만명으로 4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고령화율은 같은 기간 20.2%에서 39.6%로 증가하면서 노령인구 1인당 생산연령인구 수는 3.3명에서 1.3명으로 줄어든다. 젊은층의 노인 부양 부담이 그만큼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저출산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결국 경제 활력을 저하시키는 오류를 범했다.

일본 정부는 89년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아기 수)이 1.57명으로 떨어지자 취업여성에 대한 보육서비스 지원을 확충하는 등의 저출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가 다양한 사회·경제적 현상에 의해 유발되는 복합적 현상임을 간과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기 진작을 위한 감세 조치로 세수기반이 약화되면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실패요인이었다.

특히 2003년 고이즈미 정부가 제조업 부문까지 파견노동을 허용하면서 고용시장은 더 불안해졌고 이는 내수 부진과 저출산 현상 심화를 불러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사회안전망하에서 언제 해고될지 모르고 급여도 적은 젊은이들이 결혼이나 아이 낳기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집권한 민주당 정부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저출산 해결의 근본 대안으로 보고 어린이 수당 증액 등 조치를 취했지만 재정여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중학생 이하 자녀에게 월 2만6000엔(약 35만원)씩 주겠다는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토건 중심의 공공사업 지출을 줄이겠다는 공약도 얀바댐 건설공사를 슬그머니 재개키로 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보인다. 


결국 재원 마련이 문제다. 하지만 일본의 조세부담률은 27.4%(2007년)로 38.4%인 캐나다는 물론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아 인상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럽은 물론 중국(13~17%), 한국(10%)에 비해서도 낮은 5%인 소비세의 인상이 해법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져 있다. 다만 리더십이 취약한 데다 소비세 이슈로 선거 패배를 경험한 민주당 정부가 결단을 내릴지는 의문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본의 장래를 위해서는 소비세 인상 등 증세와 이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인 저출산 대책 등 복지 확충이 긴요하다는 것이 일본 현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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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17. 11:18

서의동
 

지난 2일 오후 도쿄시내 JR 다마치 역. 평소 2~3분이면 오던 열차가 10분 넘게 지연됐다. 잠시후 “인명사고 때문에 열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울렸다. 

인명사고란 자살사고를 의미한다. 열차를 기다리던 시마다 아사코(62·여)는 “JR 노선 중에서 특히 외곽을 잇는 노선에서 인명사고가 많다”며 “금융위기 이후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시내 중심가의 지하통로에는 70대로 보이는 노숙인이 섭씨 30도가 넘는 온도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통로바닥에 누워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도쿄 인근 사이타마의 빈곤지원단체인 호토포토의 후지타 다카노리 대표이사(28)는 “금융위기 이후 네트카페(PC방) 숙식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상담건수는 2007년 147건에서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805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일본 경제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해 잠시 회복세로 돌아서는가 했더니 올 들어 다시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뚜렷한 성장동력이 없는 상태에서 수출에 비해 수입이 크게 줄어 초래되는 ‘불균형 흑자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엔고현상을 부르는 악순환도 재연되고 있다. 

일본경제의 고전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5월 기계수주는 시장의 예상치(전월대비 2.5%)를 크게 밑도는 9.1% 감소했고, 6월 광공업생산지수도 마이너스 1.5%를 기록했다. 지난해 V자 회복을 한 일본경제가 올들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최근 지표들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우려가 커졌다. 

도이츠증권 아다치 세이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엔고현상과 아시아 수출감소, 개인소비 둔화 및 저축률 증가가 예상치 못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일본의 대중수출이 올들어 급감한 데다 엔고현상이 강화된 것이 기업 경쟁력 약화를 가져온 것이다. 

민간소비도 최근 들어 둔화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세금우대 조치로 일었던 내구재 소비붐이 외식·숙박 등 서비스 부문으로 옮아붙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지난 5월 민간소비 지표를 보면 음식서비스업은 전달대비 1.3%, 숙박업은 2.4%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금융위기 이후 급감한 뒤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편이다. 

대학강사인 이와사키 요시코(59·여)는 “금융위기 이후 가계에서 여행과 외식비, 강습비를 줄였다”며 “아이가 있는 집에서 가정교사비를 줄이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도쿄 인근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토오 마사토시(39)는 “일본 국민들은 ‘잃어버린 10년’ 이후 특히 금융위기 뒤 적극적인 소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엔고로 다시 한번 실직이나 경제위기가 닥쳐오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관광산업도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불어닥친 엔고로 관광산업은 또 한번 직격탄을 맞았다.도쿄 인근 유명 온천지역 닛코에서 일하는 노무라(32)는 “엔고로 한국과 중국 및 유럽인들의 관광이 크게 줄었다”면서 “골프장도 고객이 줄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긴축정책을 지속하게 되면 대기업들의 설비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커진다. 수출·내수·설비투자 등 3가지 지표가 모두 둔화되면서 회복세가 다시 꺾일 가능성이 있다. 

아다치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태가 지속될 경우 더블딥 가능성도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중국 등 해외의 긴축완화를 기대하는 것 외에 경기 대응수단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우에노의 아메요코초 copywrite by 서의동


 
전문가들은 엔고현상은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질수록 심화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이 증가하거나 수입이 감소할 때 커지는데, 일본의 최근 엔화 강세는 수입감소형 불황형 흑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 실업률이 높아지고 소비가 줄면서 수입이 감소한 것이다. 

우에노 히사시(45)는 “과거와 같이 젊은 남성들이 자동차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80년대에 나온 음향기기인 워크맨처럼 사고 싶은 일본 제품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국기업이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일본업체들을 인수하는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제국 데이터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8월 현재 중국기업이 출자한 일본기업은 611개사에 달한다. 경영난을 겪었던 교토의 태양전지 부품생산업체인 에바테크가 올초 중국 랴오닝고과능원집단에 45억엔(약 630억원)에 인수됐다. 
터치패널의 필름 제조업체인 나고야시의 토산필름도 중국계 펀드에 인수됐다. 박근호 시즈오카대 교수(경제학)는 “일본 기업들은 물건만들기에는 강하지만 전략적인 판단에는 서투르다”며 “최근 중국이 정보기술(IT) 분야의 경쟁국인 대만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일본경제의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민주당 정부는 저소득층 가계의 소득증대에 따른 내수확대로 경제를 선순환시키겠다는 목표아래 각종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8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된 것은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막대한 재정적자와 엔고에 따른 기업 해외이전,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내수감소 등 산적한 경제과제를 해결하려면 세제개혁을 비롯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학수 일본 노동정책·연수기구 주임연구원은 “일본경제가 안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소비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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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 위정자들이... 2010.09.26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일본을 쫓아가고자 무척 열심히 노력중이잖아요~
    조만간 한국서도 저보다 더한 걸 보게될 거 같은 데...

    제길...

  2. 서의동 2010.09.26 1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이미 그렇게 돼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나마 일본은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되면서 반성의 기미를 보이는게 그나마 다행인 것 같고요.

2009. 7. 23. 19:07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 작품은 <백야행>.  TV드라마에 국내에선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 그 책을 읽었을 때의 뼛속까지 우울해지는 스산함에 몸서리를 치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용의자X의 헌신>는 강도면에선 덜 부담스럽다. <백야행>처럼 극단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전개속에 인간이란 존재를 발가벗겨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늘 웅크린 모습의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그의 웅크림 속에 도사리고 있는 맨얼굴을 엿보게 되는 독자들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의 책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청결하고, 남에게 폐끼치기 싫어하고, 단정한 일본사회와 일본인들이 실제로 얼마나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 좋아하는 이웃집 이혼녀 야스코가 일하는 도시락가게를 드나들면서 좋아한다는 감정이 드러날까 조바심치는, 그래서 자로 재듯, 정밀한 계산하에 의해 감정선을 넘지 않고, 가둬버리는 이시가미의 모습도 그렇다.  

 그런 행태가 꼭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 정돈된 질서와 체계속에서 전체를 위해 조금씩 침식당해가는, 그러다 한순간에 놀랄 정도의 에너지로 폭발해 버리는 일본사회와 일본인의 모습은 어딘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엽기적인 살인이 자주 일어나는 것도 이런 것과 상관없어 보이지 않는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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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talgi21.khan.kr BlogIcon 딸기21 2009.07.23 1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옷... 이런 서평을...

  2. Favicon of https://soidong.khan.kr BlogIcon 서의동 2009.07.23 1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이걸 다음 뷰로 발행하는 게 괜찮을까?

  3. Favicon of https://ttalgi21.khan.kr BlogIcon 딸기21 2009.07.23 1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러, 난 안해봤지만 안될 것은 없지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