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1033

여름 고시엔 가나아시 농고의 준우승을 보며

오늘의 단어는 東北이다. 일본어로는 도호쿠. 어제 끝난 여름 고시엔에서 도호쿠 지역 아키타현의 가나아시농고(金足農高)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고시엔이 1915년 생긴 이래 아키타현 고교가 결승에 진출한 건 103년만이라고 한다. 오사카의 강호 토인고에게 13-2로 대패하면서 우승은 놓쳤지만 선수층도 빈약한 이 시골고교의 선전에 아키타현은 물론 도호쿠 지방 전체가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여 있다.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으로 도호쿠 전체가 쑥밭이 됐을 당시 도호쿠를 몇차례 취재하면서 짠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이후 '도호쿠'라는 말을 들으면 뭔가 아릿한 느낌이 든다.도호쿠 사람들은 '가만즈요이'(我慢強い), 즉 참을성이 많고 내색도 잘 안한다. 도호쿠 주민들은 묵묵히 수도권에 배후지 역할을 해왔다. 일본..

일본의 오늘 2018.08.22

한일비교 (18) 드라마 심야식당과 일본의 동네 술집

일본의 드라마 이 인기를 끌면서 영화화되고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SBS에서도 일본 심야식당의 컨셉을 그대로 빌려 드라마를 시작했다. 심야식당은 신주쿠 뒷골목을 배경으로 했는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맨 처음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거리가 신주쿠다. 1.동네마다 한두곳은 있는 '동네 사랑방' 일본엔 동네마다 이런 술집겸 식당이 한두곳씩 있다. 영화처럼 새벽까지 하는 심야식당은 아니지만, 내가 살았던 도쿄 오타구 우리동네(미나미쿠가하라)에도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하는 비슷한 가게가 있었다. 가게 이름은 '시로(城)' . 10평도 채 안돼 보이는 허름한 동네술집이다. 술집 내부도 수십년은 된 듯한 포스타가 벽에 걸려 있고, 화장실은 주저앉아 볼일을 봐야하는 옛날 식이다. 그런데 이런 허름함이 손님들의 마음을 ..

일본의 오늘 2015.07.04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 3.11

2011년 3월11일은 경향신문 도쿄특파원으로 부임해 정식 근무한지 엿새째 되던 날이다. 그 전날 처제부부가 2박3일 일정으로 도쿄에 놀러와 있었고, 밤에는 아내와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가 단신부임으로 있는 나를 위문하기 위해 서울에서 2박3일의 일정으로 올 예정이었다. 3년간의 특파원 근무 준비를 위해 2월 중순부터 일본에 와있었으니 한달 좀 못되게 이국땅에서 홀로 지내다 모처럼 가족과의 상봉을 앞둔 기분좋은 금요일이었다. 이틀전의 심상치 않은 '전조' 오후 2시46분. 석간신문을 사기 위해 도쿄 중심부인 지요다(千代田)구 오테마치(大手町) 산케이빌딩에 있는 경향신문 도쿄지국의 사무실을 나와 오테마치역 지하도로 발길을 옮기던 길이었다. 2~3m 앞 천장에 있는 신호표지판이 조금 흔들린다 싶었다. 순간..

일본의 오늘 2014.06.06

내가 겪은 후쿠시마 3년

“일본이 작은 나라가 되는 것이 그렇게 부끄러운 일인가요.” 2012년 7월16일 도쿄시내 요요기(代代木) 공원에서 17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사요나라 원전’ 집회에서 당시 81세의 여류 작가 사와치 히사에(澤地久枝)는 “작은 국토이지만 일본에 태어나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며 이렇게 호소했다. 사와치의 말은 일본에서 경향신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지난 3년간 필자에게 가장 인상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다. “사요나라, 원전!”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과 동시에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물질 대량유출사고는 일본 사회에 격진을 몰고 왔고, 그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영향은 아직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3년이 지나면서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에 한창이고, 일본 주류 언..

일본의 오늘 2014.05.23

한·중·일 국민들 “한반도 문제보다 영토 갈등이 평화 위협”

ㆍ아사히신문 조사… 상호 혐오·역사인식 차이 증가세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의 장기화로 이들 국민 사이에서 상호 혐오감이 커지고 있으며, 과거사·안보에 관한 인식차도 심화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중·일 3국 국민은 동아시아 안보 위협으로 한반도 정세보다 영토분쟁을 더 꼽을 정도로 서로를 위험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신문이 한·중·일 국민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월 실시해 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국에 대한 호불호를 묻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는 67%가 ‘일본이 싫다’고 답했고, 4%만이 호감을 표시했다. 일본인도 ‘한국이 싫다’는 응답이 34%로, ‘좋다’는 응답(8%)의 4배가 넘었다. 중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조사에서 상대국이 싫다는 응답이 각각 7..

일본의 오늘 2014.04.07

훈풍 부는 북·일 관계… 긴급 회담설

ㆍ북, 추가 미사일 발사 통보ㆍ일도 경계수위 하향 배려 ㆍ“이틀간 납치 문제 등 논의” 1년4개월여 만에 정부 간 교섭을 벌이고 있는 북한과 일본에 훈풍이 불고 있다.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일본에 미리 알려주는가 하면 일본도 미사일 파괴명령을 비공개로 하고 경계수위를 대폭 낮추는 등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일 당국은 지난 5일부터 비공개 접촉 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납치 문제 등 북·일 현안에 모종의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일 정부 간 협의 과정에서 ‘이달 17일까지 동해에서 해상포격과 미사일 발사 연습을 할 예정’이라고 일본에 비공식 통지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5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

일본의 오늘 2014.04.06

일본 정부 외교청서 각료회의 통과... “위안부 문제, 할 만큼 했다” 적극 반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일본 정부도 할 만큼 했다.’ 4일 일본 정부가 각료회의에서 통과시킨 외교청서를 통해 일본은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위안부 문제를 상세하게 다루면서 일본 정부가 나름대로 노력해왔음을 강조했다. 특히 1990년대 ‘아시아여성기금’을 설립해 위로금을 지급했고, 위안부 피해자에게 총리의 사과편지를 전달하는 등 실질적인 해결 노력을 꾀했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공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오던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반론’에 나선 셈이다. 아시아여성기금 등 실질적 노력... 강제연행 문제도 법적 해결 주장 일본 정부는 외교청서에서 “위안부 피해자 개개인에 대한 현실적인 구제를 도모한다는 관점에서, 국민과 정부가 협력해 ‘아시아여성기금’을 설립했고, 의료·복지 지원 사..

일본의 오늘 2014.04.04

일본 막가는 도발… 초등교과서에 “한국이 독도 불법점거”

ㆍ“일본의 고유 영토” 기술 4종 검정 통과… 외교청서도 ‘영유권 주장’ㆍ정부 “터무니없는 역사왜곡 유감”… 일선 학교 독도 교육 강화키로 내년부터 일본 초등학교 5·6학년이 사용하는 모든 출판사의 사회교과서에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는 내용이 실리게 된다. 현재 교과서에 비해 독도에 대한 일본 영유권을 서술한 교과서가 크게 늘어나고, 서술 강도도 더 세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학생들의 ‘반한(反韓)감정’이 어릴 때부터 고착화되고, 한·일관계 개선은 더욱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4일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초등학교 5·6학년 사회교과서 4종을 전부 합격 처리했다. 2010년 검정을 통과해 현재 사용 중인 교과서 5종 ..

일본의 오늘 2014.04.04

일본서 남북 남자 탁구대결  

북한이 이달 말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4월28일∼5월5일) 출전을 위해 일본에 입국할 예정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북한 선수들의 참가가 확정될 경우 남북한 남자 탁구대결이 벌어지게 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관계자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 탁구선수단 13명이 오는 26일 일본에 입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달 6일까지 머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회조직위는 “북한으로부터 참가신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외무성과 법무부 담당기관에서 비자발급 여부를 심사중”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에 대한 제재조치의 일환으로 2006년 10월부터 북한 국적 보유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입국 목적이 순수 스포츠..

일본의 오늘 2014.04.02

일본, 47년 만에 ‘무기수출 금지’ 폐기… 안보정책 대전환

ㆍ각료회의서 ‘방위장비이전 3원칙’으로 개정 의결ㆍ방위력 강화 족쇄 풀어… 동북아 군비경쟁 격화 우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무기수출 금지’ 원칙을 47년 만에 공식 폐기했다. 이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과 함께 일본 안보정책의 대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본이 무기수출 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일본이 방위력 강화로 연결되는 무기수출의 족쇄를 풀게 됨에 따라 영토·역사갈등을 빚고 있는 동북아에 군비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는 1일 무기와 관련기술 수출을 사실상 금지해온 ‘무기수출 3원칙’을 전면 개정한 ‘방위장비이전 3원칙’을 각료회의에서 의결했다. ‘방위장비이전 3원칙’은 분쟁 당사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을 위반한 국가에는 무기를 수출하지 않고, 평화..

일본의 오늘 201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