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융완화를 앞세운 일본의 경제정책에 대해 지지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오는 15일 러시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엔저정책에 제동을 걸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미국이 찬물을 끼얹은 격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엔저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한국경제는 더욱 험난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라엘 브레이너드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 “미국은 성장 촉진과 디플레이션 탈피를 지향하는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아베노믹스에 지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브레이너드 차관은 15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 잭 루 미 재무장관 지명자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브레이너드 차관의 발언에 힘입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오후 2시49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1.24엔 떨어진 달러당 94.02엔에 거래됐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북한 핵실험 악재에도 지난 8일 종가보다 215.96포인트(1.94%) 뛴 1만1369.12을 기록했다.
미국의 아베노믹스 지지배경을 두고는 일본이 미국 국채를 지속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경제력을 유지하게 하려고 엔저를 용인한다는 등의 추정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일본편을 들고 나서면서 주요 7개국(G7)의 공동성명 등 국제사회의 제동노력에도 엔저 추세를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우려를 금치 못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브레이너드 차관의 발언에 대해 “경기회복을 위해 제조업을 부활시키려는 미국과 일본의 정책기조가 그동안 엔고 수혜를 누리던 한국에 역공이 되고 있다”며 “엔고로 주력 수출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경제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서정훈 외환경제팀 박사는 “일본이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는 양적완화 자체가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는데, 미국의 아베노믹스에 대한 지지발언은 중·단기적으로 악재일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갈팡질팡하던 원·엔 환율도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브레이너드 차관의 발언은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 노력에 대한 지지의사일 뿐이지 ‘환율전쟁’을 지지한다거나 긍정하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본다”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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