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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총력전체제 100년의 청산

지난 100여년의 한·일관계 혹은 일본과 한반도 전체를 아울러 볼 키워드로 ‘총력전체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국가의 전 분야를 동원해 총력을 기울여 하는 전쟁이 총력전이고, 이에 맞춰 국가와 사회 전 부문을 재편성한 것이 총력전체제다. 일본이 한일병합을 거쳐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위한 총력전체제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고안해낸 각종 제도는 한반도에 두고두고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1910년 퇴역군인의 전국조직인 재향군인회를 창설해 후방자원의 동원체제를 확립하는 한편 1924년 학교에 교련제도를 도입했다. 1925년에는 반정부·반체제운동을 억압하기 위한 치안유지법을 시행했고, 중일전쟁이 발발하던 1937년에는 내각에 기획원을 설치했다. 기획원은 전시에 모든 물적·인적자원을 동원하기 위해 제정한 국가총..

칼럼 2019.01.29

[경향의 눈] 우리는 서독만큼 매력적인가

예멘 난민 문제는 한국 사회의 협량을 확인하는 좋은 본보기가 됐다.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이 지난 14일 예멘 난민 신청자 중 2명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했다는 뉴스에 붙은 댓글들이다.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를 빼앗길 수는 없다”, “분단에 휴전국인 나라에서 무슨 난민이냐”, “자국민 살기 힘들어 죽어나가는 건 남의 일인 양 보면서…”. 제주 예멘인 난민신청자(484명)의 난민 인정률이 0.4%에 불과하다는 건 ‘그러거나 말거나’다. ‘포용력 부족’ 정도로 넘길 문제는 아니다. 난민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다보면 공동수도와 화장실을 쓰느라 비좁은 골목길에서 악다구니가 오가는 피란민촌의 아침 풍경이 떠오른다. 경제 볼륨은 세계 10위권으로 커졌지만, 사회의 심리상태는 전쟁통 난민촌에 가깝다. 간신히 맞춰놓은 삶..

칼럼 2019.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