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3

김대중 경제정책의 공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정보기술(IT) 등 신성장 산업의 기반을 다졌으나 과도한 금융시장 개방과 부동산·신용카드 거품(버블)을 방치하는 등 부정적 유산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경제를 신자유주의 체제에 진입시켰다는 비판도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후보자 신분으로 1997년 11월 말 IMF에 협정의 내용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각서를 쓰는 등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충실한 이행자가 돼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이로 인해 지속가능한 경제와 대중의 참여에 의한 균형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그의 ‘대중경제론’을 실현할 기회는 처음부터 주어지..

신문에 쓴 글 2009.08.20

[기획회의 기고] 새로운 경제질서는 도래하고 있는가

※기획회의 최근호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세계적 금융회사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본격화된 금융위기가 6개월을 넘어서면서 세계 경제질서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금융자본주의의 총아로 각광받던 투자은행(Investment Bank)과 헤지펀드들이 줄줄이 붕괴되고 실물경제 전반에 디레버리지(신용수축)와 수요감소에 따른 경기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금융위기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치유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자취를 감췄고, 사회주의적 해법인 은행 국유화가 신자유주의의 본고장인 미국과 영국에서 유력한 해법으로 등장하고 있는 현상도 아이러니다. 1970년대 중반이후 등장한 신자유주의적 경제질서와 가치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이 대 혼란기를 어떻게 봐야할 것인지, 신자유주의가 붕괴하고, 이를 대체할 ..

읽은거 본거 2009.04.23

종잡을 수 없는 MB

이명박 대통령의 금융상황에 대한 인식은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이 대통령은 22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新) 브레튼우즈’ 창설 논의에 한국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현재의 금융감독 시스템이 금융 변화에 적합하지 않는 만큼 현재의 체제를 개혁하거나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신 브레튼우즈 체제 논의에 지지를 보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좋게 해석하면 새로운 금융질서를 구축하려는 국제적인 흐름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에서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미국발 금융위기는 자본이 갖는 ‘탐욕’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데서 비롯됐고, ‘신 브레튼우즈’ 체제..

칼럼 2008.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