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3. 13:55
헤노코 해안의 풍경을 좀더 소개합니다. 이곳도 작은 어항이라 몇척의 배들이 정박해 있었습니다. 12월 초순이지만 오키나와의 이날 기온은 영상 25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해만 제대로 나면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
위분은 우라시마에츠코씨입니다. 올해 예순하나인 이 분은 나고지역에서 반기지 운동을 꾸준히 해오신 분이고 책도 몇권 낸 르포라이터입니다. 그분의 이력을 본다면 열혈 운동권이지만, 비교적 온화한 인상입니다. 오키나와에서는 도착한 날부터 이틀간 컨퍼런스가 열렸고, 사흘째 되는 날 컨퍼런스 참가자들이 헤노코와 타카에 등 반기지운동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우라시마씨가 이날 투어를 안내하셨습니다. 
 철조망은 기지반대와 평화를 염원하는 팻말들로 울긋불긋하게 장식돼 있었습니다. 일본은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평화헌법 9조의 조문이 쓰여진 헝겊들도 눈에 띄었습니다.(아래 사진)
스와리코미(座り込み)를 하고 있는 아시토미 히로시(安次富浩·63) 헬기기지반대협의회 대표입니다. 아시토미씨는 현재 민주당 정부가 미국에 대해 버티고 있지만 결국은 자민당이나 마찬가지로 굴복해 결국 이곳에 미군 헬기기지가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헤노코 해안에서 약 40km 가량 떨어진 북쪽의 삼림지역 다카에(高江)로 향했습니다. 북쪽 삼림지역은 오키나와 말로 얀바루(やんばる)라고 합니다. 이곳 다카에 마을 주변 미군 북부연습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글전을 위한 전투훈련시설입니다. 기지앞에서 스와리코미를 하고 있는 모리오카(왼쪽)씨 등의 모습입니다. 
 모리오카씨 등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헬기가 밤 10시까지 저공으로 비행훈련을 하면서 주민들이 늘 폭음 피해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헬기가 너무 낮게 날아 가로수가 넘어지는 일도 있는데 미국은 이곳에 6곳의 헬기 이착륙장을 더 짓겠다고 합니다. 더구나 문제는 이곳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기종 헬기 오스프레이가 배치된다는 점입니다.
다카에 미군헬기장 입구에 있는 농성텐트입니다. '헬기기지 필요없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는 이곳에 얼굴을 넣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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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늴리리야 2009.12.14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굴 넣고 사진찍기, 농성에서 저런 것도 할 수 있네요.

    • Favicon of https://soidong.khan.kr BlogIcon 서의동 2009.12.14 1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치? 오키나와가 반기지운동을 쎄게 하는 편이라지만, 미 해병기지 정문앞에서 촛불집회하면 미군들이 손흔들어주고, 실제론 화기애애하단다.^^

2009. 12. 13. 13:10
12월4일부터 7일까지 오키나와를 다녀왔습니다.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동아시아 시민사회와 사회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 거기 토론자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 컨퍼런스를 기획한 개번 매코맥 국립호주대 명예교수와 회사와의 인연으로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컨퍼런스는 오키나와 섬 중부에 있는 나고시 국제교류회관에서 진행됐습니다. 대략 이런 모습으로 이틀간 세미나가 진행됐습니다. 

 오키나와의 현재 당면문제는 오키나와 서쪽 해안에 위치한 후텐마 미군기지의 이전문제입니다. 후텐마기지가 있는 곳은 기노완이란 시인데 비행장이 이 시의 중심부 한가운데 위치하면서 비행소음과 각종 사고 등이 빈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5년에는 미군이 이곳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반기지정서가 들끓게 되자 미국과 일본은 기지를 동쪽 해안에 있는 캠프슈와브 쪽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아래 지도 참조)




















캠프슈와브가 있는 곳이 헤노코 해안입니다. 미군은 헤노코 앞바다를 너비 2500m, 폭 730m로 메운 뒤 이곳에 헬기 이착륙장을 세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헤노코 해안은 산호군락이 풍부하고, 특히 멸종위기종의 해양포유류 듀공의 서식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요렇게 귀엽게 생긴 녀석입니다)  
듀공은 몸 길이가 2.2~3.4m에 달하는 대형 포유류로, 몸집은 고래와 유사하지만 얼굴이 소와 흡사하고, 해초만을 먹기 때문에 바닷소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현지 환경운동가에 따르면 바닷속에 들어가 보면 듀공이 해초를 먹은 흔적을펴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헤노코 해안을 매립해 미군기지를 세우겠다는 미군계획이 발표된 1997년이후 줄곧 반대운동을 펼쳐왔습니다. 헤노코해안에 가보면 살풍경한 철책선이 쳐 있고, 그 너머로 미군기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해노코 해안은 동아시아 반전평화운동을 상징하는 장소로 떠올랐습니다. 제가 헤노코 해안을 방문한 12월6일에도 일본 본도에서 온 혁신계 인사들이 헤노코 해안을 방문했습니다. 
헤노코 어항부근에서는 일명 스와리코미(일본말로 연좌농성)를 하고 있는 반기지 운동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스와리 코미 2058일째라는 글을 볼 수 있습니다. 
<계속>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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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9. 12:27
ㆍ산호군락·옥빛바다 철책엔 분노 글귀 빼곡
ㆍ13년째 반대… 일 정국 뒤흔드는 뇌관 될수도

지난 6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현 나고(名護)시 동쪽의 헤노코(邊野古) 해안. 산호군락이 밀집해 옥색빛의 바다와 모래사장이 펼쳐진 이곳 해안은 철책선으로 분단돼 있다. 철책 너머는 해안 쪽에는 미 해병대 캠프 슈와브가 주둔해 있다. 영어로 민간인 출입금지를 알리는 입간판은 살풍경을 연출한다. 하지만 철조망 곳곳에는 ‘헤노코는 평화의 바다’ ‘일본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일본 헌법 9조가 적힌 글들이 빼곡히 걸려있다.

‘전노련(全勞連)’ 깃발을 든 노동계 인사 30여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헤노코로 미군기지를 옮겨서는 절대 안됩니다.” 핸드마이크를 통해 울려퍼지는 외침이 평온하던 휴일 아침 해안의 정적을 깼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이 끝나고 민주당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오키나와에서는 미군기지의 이전 및 증설 계획을 둘러싼 미·일 간 갈등이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미국을 추종했던 자민당 정부에 비해 오키나와 주민들의 견해를 존중하는 쪽인 민주당 정권 탄생의 후폭풍이다. 지난달 8일에는 오키나와현 기노완시 해변극장에 2만1000명이 모여 후텐마 기지의 헤노코 증설계획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일본은 물론 동북아의 시선도 오키나와에 쏠리고 있다. 개번 매코맥 호주국립대 명예교수 등 한국·일본·호주 3국의 저명한 학자들은 지난 4일 나고시에서 국제 컨퍼런스를 열어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의 해법을 모색했다.

기지 이전을 둘러싼 논란의 시발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초반 오키나와에서는 주일미군이 현지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빈발했다. 여론이 들끓었다. 1996년 미·일 양국은 기노완(宜野灣)시 중심부의 후텐마 기지를 헤노코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헤노코 앞바다를 너비 2500m, 폭 730m로 메워 활주로를 지으려는 이 계획은 미국이 내심 추진해 왔던 사안이다. 미국은 헤노코의 조류나 기상조건이 해상기지에 최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성폭행 사건을 기회로 삼은 것이다. 오키나와 주민 입장에서는 ‘아랫돌을 빼다 윗돌 괴는 격’이었다.


계획이 발표된 뒤 두 달이 지나지 않은 1997년 1월27일부터 헤노코 지역 주민들은 ‘생명을 지키는 모임’을 결성해 13년째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헤노코 어항에서는 연좌농성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 텐트 옆에 세워둔 입간판에는 ‘투쟁 2058일째’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아시토미 히로시(安次富浩·63) ‘헬기기지반대협의회’ 대표는 “일본 정부는 일본의 안보를 위해 오키나와가 참아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군과 일본 정부에 대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불신감은 뿌리깊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19세기 일본에 편입된 이후 일본 본토에 의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아왔다. 1945년 태평양 전쟁 말기 오키나와 전투 때는 일본군이 주민들에게 집단자결을 강요하면서 수많은 양민들이 숨졌다. 1972년 반환되기 전까지는 일본 정부가 아닌 미군의 지배를 받아왔다.

같은 날 오후 헤노코 해안으로부터 북쪽으로 40㎞ 떨어진 밀림지역 다카에(高江) 마을의 미군 헬기장 입구에서도 반대농성이 열렸다. 다카에 마을 주변 미군 북부연습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글전을 위한 전투훈련시설이다. 농성 참가자인 모리오카 나오코(24)는 “헬기가 밤 10시까지 저공으로 비행훈련을 하면서 주민들이 늘 폭음 피해를 겪고 있다”며 “헬기가 너무 낮게 날아 가로수가 넘어지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이미 15곳의 헬기 이착륙장이 있지만 미국과 일본 정부는 6곳의 이착륙장을 더 짓기로 했다. 미군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기종 헬기 오스프레이를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키나와 기지 문제는 일본 정부가 미·일 협의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따라 일본 정국을 뒤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오키나와 국제대학 사토 마나부(佐藤學) 교수는 “후텐마 기지 문제가 오키나와의 독립 또는 자치요구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며 “꾹꾹 눌러왔던 오키나와민의 울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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