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유엔 “일본, 위안부 착취 문제 국민에 가르쳐라”

서의동 2013. 5. 22. 20:48
유엔이 일본에서 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폄하하거나 모욕하는 현상이 되풀이되는 데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은 일본 국민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갖도록 일본 정부가 대국민 교육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CESCR·사회권위원회)는 지난 21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공식 견해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증오표현)와 모욕행위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위안부에 대한 착취 문제를 교육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이런 증오표현이) 위안부 할머니의 경제·사회·문화적인 권리 향유와 보상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할머니들의 경제·사회·문화적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취하라”고 권고했다. 

사회권위원회는 또 일본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계열의 조선학교를 고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차별에 해당한다”며 개선을 요구했고, 일본에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만들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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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권위원회는 유엔의 인권보장 조약인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사회권규약)’ 체결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견해를 발표하고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체결국 정부는 성실하게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 이번에는 지난달 29일부터 5월17일까지 제50차 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와 시민단체 양쪽의 의견을 들은 뒤 공식 견해를 발표했다. 

이번 심의에서는 일본 혐한파 록밴드가 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부라고 욕하는 가사가 포함된 곡을 CD에 담아 우송한 사건이 거론됐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다만, 이번 심사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의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발언이나 같은 당에 속했던 니시무라 신고(西村眞悟) 의원의 “일본에는 한국인 매춘부가 아직도 우글거린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이뤄졌다.

아사히신문은 “위원회가 일본 정치가의 발언을 직접 비판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사회가 군 위안부 제도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고문금지위원회(CAT)도 21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심사에서 군 위안부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고 ‘일본 여성 전쟁과 평화자료관’ 측이 전했다. 고문금지위원회는 2007년 심사에서는 일본의 ‘성적 노예, 폭행’ 피해자에 대한 구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유엔의 지적을 진지하게 수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衛) 관방장관은 22일 회견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유엔 측에) 새롭게 설명하고, 우리의 노력을 이해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