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아소 “나치식 헌법 무력화 배우자”

서의동 2013. 7. 30. 17:29

ㆍ일본, 8월이면 불거지는 망언


한동안 잠잠하던 일본 정치인의 망언이 ‘뜨거운 8월’을 앞두고 또다시 불거졌다. 30일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29일 보수·우익단체인 국가기본문제연구소 주최 월례연구회 강연에서 독일 나치정권이 헌법을 무력화한 수법을 배우자는 취지의 망언을 했다. 

아소 부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나치정권 시절을 언급하면서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고 소개한 뒤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변했다.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개헌 논의는 조용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나치정권을 배우자는 발언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바이마르 헌법은 나치의 수괴인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총리가 된 뒤 정부가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만든 ‘수권법’에 의해 무력화됐다. 아소의 발언은 교전권을 부정하는 헌법 개정에 나서지 않더라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헌법 해석을 변경하고, ‘국가안전보장기본법’ 제정을 통해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및 각료들이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8·15 때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에 대해 “조용히 참배하면 된다. 특별히 전쟁에 진 날에만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8월15일 이전 참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춘계 제사 때 참배했고, 한국 정부가 이에 반발해 윤병세 외교장관의 일본 방문을 취소함에 따라 한·일관계는 또다시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