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건물 지하배관 등을 통해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드는 사고에 이어 오염수를 저장해둔 철제탱크가 새면서 300t의 오염수가 유출돼 땅속으로 스며든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전력의 부실한 오염수 관리로 후쿠시마 원전주변 땅과 바다의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냉각에 사용된 오염수를 저장해둔 1000t 용량의 지상탱크에서 오염수가 유출됐으며, 유출량은 약 300t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300t은 일반 25m 수영장을 거의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저장탱크들. 사진 www.voakorea.com
이 지상탱크 주변에는 누출된 오염수가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으며, 확인 결과 스트론튬90 등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물질이 1ℓ당 8000만㏃(베크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스트론튬90의 법정 기준치는 ℓ당 30㏃, 반감기는 약 29년으로 몸 안에 들어가면 뼈에 축적돼 골수암, 백혈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웅덩이 수면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시간당 100m㏜(밀리시버트)가 측정됐다. 이는 일반인에게 허용된 연간 방사선 피폭량의 100년치에 이른다.
오염수의 대부분은 땅에 스며든 것으로 보이나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오염수가 부근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조사하도록 도쿄전력에 지시했다.
도쿄신문은 오염수가 유출된 저장탱크가 강철판을 볼트로 이은 뒤 이음매에 고무패킹을 끼운 가설탱크라고 보도했다. 보통 1000t 규모의 대용량일 경우 철판 사이의 이음매를 용접해야 하지만 원전사고 직후 급격히 불어나는 오염수를 처리하기 위해 서둘러 지은 것이 이번 유출사고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번 사고를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상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인 1등급으로 규정하는 한편 오염된 토양을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 1등급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운전제한 범위에서 이탈한 경우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최고 등급인 7등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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