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을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쿄전력을 사고수습·배상 전담 회사와 원전재가동을 비롯해 전력사업을 맡는 회사로 분리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원전사고의 책임을 물어 도쿄전력을 파산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을 외면한 것이며 국민세금으로 ‘원전마피아’를 보호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의 동일본대지진 부흥가속화본부장인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부총재는 최근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등을 추진하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제안했다. 자민당 내에서 거론되는 분사안은 사고수습과 폐로 및 10조엔이 넘는 피해배상과 방사능 오염제거 업무를 맡는 ‘배드 컴퍼니’와 여타 원전의 재가동을 비롯해 전력사업을 맡는 ‘굿 컴퍼니’로 나누는 방안이다.
이렇게 될 경우 도쿄전력 경영진과 주주, 도쿄전력에 대출해준 은행 등은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 반면, ‘배드 컴퍼니’에는 막대한 국민세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곤도 쇼이치(近藤昭一) 중의원도 자민당의 방안대로라면 “전력회사와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가 원전사고를 일으키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며 비판했다. 자민당 안에서도 반론이 나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의원은 “도쿄전력을 파산처리하고 싶지 않은 경제산업성이 정치권과 물밑 협의를 한 결과”라면서 “세금투입으로 국민부담이 증가하는데 경영진과 주주, 채권자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네코 마사루(金子勝) 게이오대 교수는 도쿄전력의 원자력 부문 전체를 떼어내, 국영회사를 새로 설립한 뒤 이어받게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원전 부문을 전담하는 국영회사는 주식을 발행해 일본 정부에 매각하고, 그 대금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해 쌓아둔 적립금 등으로 배상과 폐로 비용 등을 충당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 도쿄전력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은행에도 채권을 포기하도록 한 뒤 원전을 제외한 일반 전력사업을 담당하도록 하는 식이다. 하지만 자민당 내에서 이런 의견은 소수파에 불과하다. 결국 도쿄전력은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사고수습 부담을 국민들에게 지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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