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후쿠시마 청소년 갑상샘암 발병, 체르노빌 넘어서

서의동 2013. 11. 13. 19:44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 현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 22만6000명 가운데 26명이 갑상샘암에 걸린 것으로 확진됐고, 33명이 암 의심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 청소년 10만명당 11.5명이 암에 걸린 셈으로,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넘어서는 수치다. 하지만 조사당국은 여전히 “방사능 피폭의 영향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며 원전사고와의 인과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13일 일본언론들에 따르면 원전사고에 따른 방사선 건강영향을 조사해온 후쿠시마현은 12일 원전사고 발생 당시 18세 이하의 전 청소년 36만명 중 22만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발표 당시에 비해 확진환자는 8명, 의심환자는 7명 증가했다. 암이 확진된 26명은 전원 수술을 받았고, 경과는 양호하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10만명당으로 환산하면 11.5명에 암발병이 확진된 셈으로, 통상 소아 갑상샘암이 100만명당 1~3명꼴로 발병하는 통례와 견주면 발병률이 115배나 높다. 또 이 결과는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가장 피해가 심각했던 벨라루스 고메리 지역의 원전사고 5년 뒤 발병률(10만명당 11.3명)을 웃도는 것이다. 

 

후쿠시마현 당국은 이번 결과가 피폭의 영향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령대의 모든 사람에 대해 실시 중인 후쿠시마현의 조사 결과를 소아는 눈에 띄는 증세가 없을 경우 ‘증세없음’으로 판단하는 일반적인 암 통계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경우 4~5년이 지난 뒤에 갑상샘암이 발병한 점을 감안할 때 피폭 이후 3년 이내에 원전사고에 따른 갑상샘암이 발병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의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후쿠시마현은 방사능 피폭검사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원전사고와 갑상샘암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말 맞추기’ 비밀모임을 열어왔던 사실이 지난해 10월 언론에 폭로돼 불신을 산 바 있다. 현 당국은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내년 봄부터는 사고 당시 태아였던 약 2만5000명에 대해서도 갑상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