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아베, 이병기 주일대사 면담

서의동 2013. 11. 13. 19:45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3일 부임 인사차 예방한 이병기 주일본한국대사를 총리관저에서 만나 한·일관계를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고 주일한국대사관이 밝혔다. 


부임 인사를 겸한 자리이긴 하지만 주재국 대사가 일본 총리를 단독으로 만나 면담하는 것은 외교관례상 이례적이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 등으로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양국관계에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25분가량 진행된 면담에서 이 대사는 “한·일관계가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조속히 안정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또 아베 총리에게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여는 지도자가 돼 달라”고 말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풀이라면서 이에 아베 총리는 “최선을 다하자”고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대사관 측은 “아베 총리는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일관계 소식통들은 이번 면담이 한국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에 일본 경제계가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역사인식을 계기로 불거진 양국갈등이 경제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이 지난달 집단적 자위권 행사문제에 미국의 동의를 얻어내는 등 재무장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등 대화 중단에 따른 한국 측 부담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관계복원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지 않은 채 해를 넘기게 될 경우 양국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을 포함해 양국 현안들은 타협이 쉽지 않은 문제들이어서 양국 정상간의 대화 테이블이 조기에 마련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