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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4  

한국전쟁은 미국이 이기지 못한 ‘불명예스러운 전쟁’이자 ‘잊혀진 전쟁’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5년 뒤 극동의 조그만 반도에서 벌어진 국지전인 데다, 베트남전처럼 전쟁을 성찰할 계기를 제공하지도 못했다. 전쟁 1년 만에 전선이 고착된 뒤에는 소모전을 되풀이하다 멈춰 드라마틱한 요소도 부족했다. 보통의 미국인들이 야전병원을 무대로 한 시트콤 <매시(MASH)>를 통해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저술가 시어도어 리드 페렌바크는 <이런 전쟁>(1963)에서 미국은 당시 며칠 혹은 몇달 안에 끝날 분쟁 정도로 여기고 참전했다가 수렁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준비 안된 전쟁’이었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으로 미국과 한국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며 동맹이 됐고, 한때 미국의 극동 방어선에서 제외됐던 한국은 자유진영의 최전선이 됐다. 비무장지대(DMZ)는 세계 최대의 군사력 밀집지역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전쟁연습이 벌어지는 현장이었다. 그러므로 ‘자유진영의 최고지도자’인 미국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는 것은 성지순례 같은 ‘의식(儀式)’이었다. 로널드 레이건(1983), 빌 클린턴(1993), 조지 W 부시(2002), 버락 오바마(2012)가 차례로 방문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북한은 그때마다 “전쟁광신자” “전쟁행각”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2002년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지 2주 만에 방한한 부시 대통령은 DMZ 내 도라산역 연설에서 ‘악의 축’ 발언을 반복하려다 김대중 대통령의 만류로 그만뒀다고 당시 주한 미국대사였던 토머스 허버드가 후일 회고했다.

오는 29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DMZ 방문이 초미의 관심사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찾아 북한 비핵화 관련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만남을 가질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두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는 분위기로 미뤄 트럼프의 DMZ 방문 양상은 적어도 이전 대통령들과는 확연히 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방문이 한국전쟁의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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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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