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탈원전' 정치인 도쿄 구청장 당선

서의동 2011. 4. 26. 13:57
일본 도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세타가야구 구청장 선거에서 ‘원전반대’를 주창한 후보가 당선됐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버금가는 후쿠시마 대참사 이후에도 일본 정부의 원전정책이 전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도 도쿄의 핵심 기초자치단체에서 ‘탈원전’ 후보가 당선되자 일본사회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호사카 노부토 세타가야구 구청장 당선자/연합뉴스



2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날 지방선거에서 도쿄 세타가야구 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사민당의 호사카 노부토 후보(55·무소속·사진)가 당선됐다. 자민당, 민주당이 추천한 유력후보들을 포함해 5명이 경합을 벌인 이번 선거에서 호사카 후보는 “원전의존 정책에서 벗어나 자연재생 에너지로 전환하자”며 ‘탈원전’을 강조했다. 

사민당과 국민신당 등의 지지를 받은 호사카 후보는 지난달 26일 지진과 원전사고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현을 방문해 미나미소마시 사쿠라이 가츠노부 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재해상황에서 지자체 역할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력다소비 지역인 도쿄에서 에너지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소신이 지지를 받았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세타가야구는 인구가 84만명으로 사가현 인구와 비슷하고, 80만명이 사는 후쿠이현보다 많은 ‘매머드구’로 전력소비도 그만큼 많은 지역이다. 하지만 이 지역 유권자들이 ‘탈원전’ 후보를 선택한 결과가 나오자 마이니치·도쿄신문 등 주요 언론들이 1면 머릿기사로 다루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도쿄신문은 “호사카 후보의 당선은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도쿄 일극집중체제의 모순을 유권자들이 자각한 결과”라며 “도쿄의 전력소비를 떠받쳐온 지방이 처한 곤경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는 유권자들의 뜻이 이번 선거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