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본 국민배우 요시나가 사유리의 '탈원전' 선언

서의동 2011. 8. 2. 17:49
일본의 국민배우인 요시나가 사유리(吉永小百合·66·사진)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탈원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요시나가 사유리/경향신문DB

 
요시나가는 지난달 31일 히로시마시에서 열린 일본어머니대회에서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 원자력발전소가 없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보도했다. 2차대전 당시 투하된 원자폭탄 희생자를 추모하는 원폭시를 낭송하기 위해 참석한 요시나가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지만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면서 “(핵재처리시설인) 고속증식로는 무섭다(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일반적인 원전에 대해서도 좀더 알아뒀어야 했다”고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이날 원폭시인으로 잘 알려진 도우게 산키치(山변에 上下가 위아래로 붙은 일본한자+三吉)와 구리하라 사다코(栗原貞子)의 시 6편을 낭송한 뒤 히로시마시 초등학생 80명과 함께 평화에의 염원을 담은 노래 ‘기도하는 학’을 합창했다. 
 
도쿄 태생의 요시나가 사유리는 초등학교 6년생이던 1957년 일본 라디오소설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50여년 간 10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으며 기품있는 연기로 국민적 인기를 누려온 대배우다. 연예활동 중에도 명문 와세다대를 졸업해 지성파 배우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NHK드라마 ‘유메치요(夢千代) 일기’에서 원폭증을 앓는 주인공을 맡은 것을 계기로 86년부터 원폭시 낭송회를 열어왔으며, 반전·반핵 운동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왔다. 2005년에는 보수우익에 의한 헌법개정 논의에 맞서 강상중 도쿄대 교수, 배우 겸 에세이스트 구로야나기 테츠코(黑柳徹子) 등과 함께 ‘헌법을 개정해 전쟁으로 치닫는 세상이 되지 않기 위한 18인의 발언’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