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 근해 수역조사계획 발표로 한·일 양국이 대치하던 2006년 4월 토머스 쉬퍼 당시 주일 미국대사가 독도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정신나간 짓을 하거나 문제를 일으킬까 우려된다”고 한국비하 발언을 했던 사실이 지난 2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에서 드러났다.
주일 미국대사관이 미 국무부 등에 보낸 극비(secret) 전문에 따르면 쉬퍼 대사는 2006년 4월20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당시 외무성 사무차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일본은 국제법의 허용범위 내에서 권리행사를 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비합리적(irrational)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한국이 정신나간 짓(do something crazy)을 하거나 문제를 일으킬까(causing a major problem)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쉬퍼 대사는 이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쉬퍼 대사의 발언은 독도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방식을 탐탁지 않게 여겨온 미국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당국자간 면담은 독도를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이 대치하던 시점이었다. 면담 엿새전인 4월14일 일본 해상보안청은 한국의 배타적경계수역(EEZ)인 독도 주변 해역에서 수로측량 및 해저지형 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고, 한국 정부는 국제수로기구(IHO) 소위원회에 독도해저에 한국식 지명을 등록하겠다고 맞섰다.
야치 차관은 면담 다음날인 4월21일 한국을 방문해 한국 외교당국과 협상을 벌였고, 이튿날 양측이 서로 계획을 연기하는 데 합의하면서 사태가 봉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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