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3분의1이 물에 잠긴 태국 홍수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전기·전자부문의 생산과 공급차질이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주요 제조업의 동남아 최대 생산거점으로, 홍수로 공장가동이 중단되자 인접국 조립공장의 가동률도 줄어드는 등 연쇄적인 생산차질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태국의 가장 오래된 공업단지인 방콕 근교인 나바나콘 공업단지가 17일 침수돼 공장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앞서 인근의 야유타야주에 있는 5곳의 대규모 공단도 침수돼 일본계 기업 415곳이 피해를 입었다. 나바나콘 공단에는 입주기업 200개사 가운데 일본계 기업이 NEC, 카시오 등 100개사, 야유타주의 5개 공단에는 혼다와 캐논 등 315개의 일본계 기업이 입주해 있다. 태국에 현지공장을 둔 일본기업 1900개 중 20%가 피해를 입은 것이다.
태국은 특히 동남아시아 최대의 자동차및 부품의 생산거점이어서 홍수사태의 장기화가 세계 전체의 생산, 판매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피해공단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 포드가 진출해 있고,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생산의 8%를 태국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는 태국 부품공장 가동중단으로 말레이시아에 있는 조립공장의 생산량을 줄였다.
세계 하드디스크 구동장치(HDD)의 60%를 생산해온 태국에서 홍수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일본 NEC와 대만 업체들은 연말 컴퓨터 생산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의 거의 전량을 태국에서 생산해온 소니는 중국과 일본에서 대체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대규모 홍수로 당초 3.8%로 예상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하향 조정했다. 태국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홍수사태로 297명이 숨지고 경제손실이 1567억 바트(5조8699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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