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도쿄 총련 중앙본부 조문객 받아

서의동 2011. 12. 22. 16:26

도쿄 이타바시에 있는 총련 중앙본부 건물/by 서의동



중국 대도시에 체류하는 북한 주민들은 대규모 귀국사태가 벌어졌던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때와 달리 대부분 평상시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는 21일부터 사흘동안 도쿄의 중앙본부와 지역본부에서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영국에 정착한 새터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북한대사관 건물진입을 시도하다 북한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중국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 등 주요 대학의 북한 유학생들은 별다른 동요 없이 수업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한국인 유학생은 “북한 유학생들 대부분이 기말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곧 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인지 벌써부터 귀국 준비를 하거나 하는 학생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서우두(首都) 공항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평양으로 들어가는 북한 주민들의 손에는 모두 조화가 들려 있다는 점만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다. 
 
21일 오전 11시쯤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후지미(富士見)의 총련 중앙본부에는 조문객들과 외교사절을 태운 승용차가 드나드는 모습이 보였다. 건물 본부에는 인공기가 조기 형태로 걸려 있었고, 건물 출입구와 주변에는 일본 경찰들이 경계를 섰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일조(日朝)협회 이시바시 마사오(石橋正夫·78)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일간 국교정상화 교섭이 하루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층 강당에 설치된 조문소에 김위원장의 젊은 시절 모습을 그린 초상화와 붉은 카네이션이 놓여 있었고,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이시바시 회장은 전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들은 대부분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들을 외면했다.
 
재영 조선인연합회 김주일 사무총장을 비롯한 새터민 4명은 20일(현지시간) 런던의 북한대사관을 찾아 현관문 옆에 김정일의 사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축하드리며’라는 제목의 한글과 영문 유인물을 부착했다. 이들은 바닥에 김 위원장의 사망을 축하하는 꽃다발도 놓기도 했다. 새터민들은 철제정문으로 들어가 현관 초인종을 눌렀으나 북측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초상화와 유인물을 부착한 뒤 만세구호를 외치고 박수를 쳤다.
 
새터민들은 “우리가 김 위원장의 급사를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인민들의 손으로 독재자를 심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언론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모두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이 안타까워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에 연행됐다가 경위를 설명한 뒤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