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김정일 사망 뒤 북한에선 이런 일이

서의동 2011. 12. 22. 16:21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17일 오전 북한의 지방과 평양을 연결하는 철도가 돌연 운행을 중단했다. 오후에는 휴대전화도 불통됐다.”

22일 아사히신문이 김 위원장 사망 당시 북한에 체류중이던 중국 소식통의 전언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북한의 모습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했다. 북한과 중국을 왕래하는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지방 도시를 방문했다가 21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으로 복귀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17일 오후부터 느닷없이 휴대전화가 불통이 됐고, 평양으로 통하는 일반회선 전화도 온종일 연결되지 않았다. 이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발표 준비가 정리되기까지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에 의한 대규모 정보 및 교통 통제가 이뤄졌음을 말해준다.

이날 오후 내내 지방 당조직 및 지방 정부와 일부 군 간부가 일제히 차를 타고 평양으로 가는 바람에 예정된 회합이 모두 취소됐다. 이 소식통은 전례없는 사태를 보고 “꽤 심각한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술회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사실이 보도된 19일 낮 평양 시내 상점과 음식점, 호텔이 일제히 문을 닫았으며, 오후 3시쯤부터 주민들이 추도를 위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소식통은 “모두가 앞다퉈 슬퍼하며 오열했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이 북한의 지인에게 가볍게 농담을 던지자 지인은 슬며시 웃다가 당황하며 주위를 돌아본 뒤 다시 슬픈 표정을 짓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또 접촉했던 북한인들이 평소와 달리 정치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놀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정말로 무서웠다” “후계자인 김정은은 어린애 같고, 경험도 부족하다”는 등 김 위원장 사망에 내심 안도하면서도 새로운 체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내용들이었다.

이 소식통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는 모두가 진심으로 울며 슬퍼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당일 당 간부와 주요 대사 등 핵심 지도층에 간접적으로 전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북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17일 조선노동당 간부와 주 중국주재 대사 등 주요 재외 대사들에게 김 위원장이 사망했음을 알 수 있는 간접적 표현으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중심의 후계체제를 확인한 뒤 핵심 지도층에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한 것으로 보이며, 간부들의 큰 동요는 없었던 것 같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한편 중국 관영 CCTV는 22일 김 위원장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공개시찰을 했던 장소의 하나인 평양 광복백화점을 찾아가 당시 김 위원장을 안내했던 북한 여성의 전언을 보도했다.
북한은 김 국방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30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17일 저녁때까지 약 30명인 당 정치국원과 중국 주재 대사 등에게 “19일 정오부터 조선중앙TV에서 특별방송을 한다”는 연락이 취해졌다. ‘특별방송’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만 했기 때문에 연락을 받은 인사들은 거의 모두가 즉시 김 위원장이 숨진 것으로 이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 지도층 내부에서는 후계체제를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다는 합의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사망 직후 김정은 부위원장의 후계체제를 재확인한 뒤 연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