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으로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북한 간에 최근 훈풍이 불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11∼12일 전국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관련한 감정 변화를 물은 결과 ‘악화했다’는 응답이 50%, ‘변화가 없다’가 44%로 나타났다고 13일 보도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에서 감정이 ‘악화했다’는 응답이 25%, ‘변화가 없다’가 72%인 반면 50대에서는 53%, 70대에서는 60%로 연령이 높을수록 ‘악화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악화했다’가 55%로 절반을 넘었으나 여성은 47%였다.
교도통신의 여론조사(11∼12일)에서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처를 물은 결과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0.4%로 ‘평가한다’(44.7%)보다 다소 많았다.
일본 현지에서는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올림픽 남자축구 한·일전에서 벌어진 ‘독도는 우리땅’ 세리모니가 잇따르면서 일본인들의 감정이 증폭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에 대해 무관심했다가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축구 한·일전에서 ‘독도는 우리땅’ 세리머니를 접한 뒤 감정을 상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지부의 한 관계자는 “경찰에서 우익단체들이 이상한 짓을 할 지 모르니 주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일본에서는 축구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 데 그 자리에서 독도 세레모니를 한 것에 일본인들이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일 간 냉기류와 대조적으로 일본과 북한 간에는 우호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8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2012 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여자 월드컵대회 출전 북한 대표단 약 40명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북한 대표단은 16일 입국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으나 이번에 특례조치로 ‘제재의 예외’를 인정했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가 2008년 이후 중단된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위해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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