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기억을 잠깐 떠올려보자.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서자 증권사들은 한국증시가 1980년대 일본과 흡사한 대세 상승기를 맞았다는 등의 리포트를 쏟아내며 투자를 부추겼다. 한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이 길게 줄을 서는 일도 드물지 않은 풍경이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회사들이 하나둘씩 파산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초 IT 거품붕괴가 되풀이될지 모른다는 우려들도 조금씩 흘러나왔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낙관론에 묻혀 버렸다. 금융위기는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에 의해 빚어진다. “이번엔 다르다”는 신드롬은 여기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역할을 한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에도 이번엔 다르다는 논거들이 지배했다. ① 미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