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 14

[아침을 열며]아베와 박근혜의 '경제 3년 성적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봉착한 듯 보인다. 금융완화·재정확대·구조개혁이라는 ‘3개의 화살’을 3년 내내 쏘아댔지만 세계 경제 불안의 여파로 닛케이지수가 15000선이 붕괴되고, 엔화는 치솟고 있다. 그런데 이달초 며칠간 체류하면서 접한 현지 분위기는 이런 소식들과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한국에는 없는 활기마저 느껴질 정도다. 우선 TV에서 전직(轉職)광고가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인터넷을 통해 적성평가를 작성해 등록해두면 적합한 기업을 매칭시켜주는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회사를 옮기는데 따른 부담이 한결 줄었다. “언제 몇시에 어느 기업에 면접을 보러 오라”는 스마트폰 알림에 맞춰 면접을 보러가면 된다. “요즘 젊은 사원들이 툭하면 직장을 옮겨서 골치”(일본 대형I..

칼럼 2016.02.15

‘검사외전’ 독과점 논란과 스크린쿼터

서울의 일부 영화관에서 상영예정이던 를 취소하고 을 걸어 물의를 빚은 사태를 보면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당시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이 떠오른다. 당시 미국은 연간 146일로 돼 있는 영화관의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스크린쿼터) 축소를 FTA협상의 선결조건으로 내놨고, 정부는 이를 수용해 146일에서 73일로 줄였다.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문화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수입영화가 범람하면 한국영화가 고사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컸던 것이다. 9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거꾸로다. 일부 대자본이 미는 한국영화들 때문에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나 외화들이 스크린에 걸리지 못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으로 한쪽에선 관객 1000만명이 넘는 대박영화가 등장하는 반면 ‘괜찮은’ 영화..

촌철경제 2016.02.15

삼성이 개성공단에 입주했더라면?

개성공단 중단은 여러가지 면에서 긍정보다는 부정적 의미가 크지만, 역대정권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오던 ‘정경분리’ 원칙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정치적으로 어떠한 불상사가 벌어지더라도 경제협력의 실마리만은 남겨놓자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일군 ‘지혜’가 빛을 잃게 됐다. 만약 삼성이 개성공단에 입주했더라면 이렇게 쉽게 중단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정치·경제적으로 별 영향력없는 중소기업들이니 ‘버리는 말’ 취급을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 건가? 개성공단에서 보금자리를 틀었던 124개의 힘없는 입주업체들은 또한번 피눈물을 흘리게 됐다.

촌철경제 2016.02.11

‘정치 함수’ 간과한 경제부총리의 ‘사드 인식’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한·미간 사드 도입 논의가 한·중 경제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경제 문제는 그 나름대로 돌아가는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과거 한·일 문제가 껄끄러울 때도 경제관계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이런 셈법이 한·중 관계에도 통할지 의문스럽다. 일본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안팎에 그치는 반면 중국은 25%에 달한다. 게다가 중국은 권력이 마음만 먹으면 민간을 통제할 수 있는 사회주의 국가다. 2000년 한국이 마늘 수입관세를 올리자 핸드폰 수입금지로 보복했던 나라가 중국이다. 정치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제가 경제논리만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 정도다. 한국..

촌철경제 201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