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7일자 지면에 실린 기자보다 조금 긴 원문입니다. 박주민은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큼지막한 백팩에 치약·치솔, 물티슈, 휴지 따위를 챙겨 다닌다. 언제 어디서 ‘노숙’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세월호 유족들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사흘, 지난 9월에는 백남기 농민이 누워있던 서울대 병원에서 이틀을 보냈다. 잠이 모자라면 아스팔트, 병원 탁자, 본회의장 가리지 않고 곯아 떨어진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표결을 앞두고 국회로비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불펴고 철야하는 사진이 돌자 ‘민주당이 박주민 때문에 거지당이 돼 간다’는 글이 달렸다. 부스스한 머리, 넓은 이마에 선명한 주름살, 약간 졸려 보이는 눈매는 온라인 ‘드립’의 딱 좋은 소재다. ‘노숙자처럼 초췌한 모습, 만성 수면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