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우리의 자손들이 장차 유치원 시기부터 서로를 경쟁자로만 인식해 ‘무한 경쟁’에 몰입할 것인지 아니면 서로를 배려해주고 도와주는 정상적인 사람으로 살 것인지는 지금 우리들의 행동에 달려 있다. 오른쪽으로 치우쳐도 너무 치우친 우리 상황에서는, 비시장적 사회와 같은 궁극적 이상은 고사하고 일반 대중들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 만한 복지 자본주의만이라도 성취하려면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지배계층에게는 왼쪽으로부터의, 밑으로부터의 압력을 계속 넣어야 한다"(22~23쪽) 박노자의 시선은 늘 날카롭다. 우리가 ‘이 정도는 대충 넘어가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지점을 매섭고 아프게 찝어낸다. 그의 지향점은 사회민주주의다. 볼셰비즘 혁명을 한때 꿈꾸던 386들이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