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도 화사하게’
일본의 사진촬영 업체‘오프시스’에는 최근 영정사진을 찍으려 오는 60~70대의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생의 마지막 사진을 화사한 모습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위해 스튜디오는 화사한 드레스를 준비할 뿐 아니라 메이크업과 머리손질까지 해준다.
도쿄 오타쿠 이케가미혼몬지(池上本門寺)에 있는 역도산의 묘지/by 서의동
영정사진 촬영을 위해 기모노를 가져온 한 여성(68)은 “즐거운 촬영이었다. 내 장례식에 온 사람들이 영정사진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스튜디오에는 수년전부터 영정촬영 고객들이 늘어나 지난해에는 1000건에 달했다. 고객 중에는 영정사진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매년 새로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다.
유족들이 표정이 굳어있거나 화질이 불량한 영정사진 때문에 곤란하지 않도록 스스로 영정사진을 준비하는 이들이 일본에서 늘어나고 있다. 불길하게 여겨지던 생전 영정사진 촬영이 ‘슈카쓰(終活·임종을 준비하는 활동)’의 영역에 포함된 셈이다.
산케이신문은 25일 ‘슈카쓰 비지니스’가 각 방면에서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슈카쓰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세미나는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참가자 연령이 낮아지면서 30~40대를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도 개최되고 있다. 쓰나미 같은 거대재난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사전에 죽음을 준비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혼상제상조단체에 따르면 슈카쓰를 하는 50~70대 남녀 5000명 중 35%가 자신의 장례비용을 스스로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0%가량이 자신의 장례에 관한 요구사항이나 메시지를 ‘엔딩노트(ending note)’에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엔딩노트는 병이 급격히 악화돼 의식이 없어졌을 때를 대비해 연명치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에서부터 장례절차나 장례식 참석자 명단, 자녀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한 노트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면서 각 서점에서는 별도의 전문코너를 설치해두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묘지 대신 나무아래에 유골을 안치하는 ‘수목장’도 주목을 끌고 있다. 묘지를 돌봐야 하는 부담이 없는 데다, 죽은 뒤에는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발상이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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